'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출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한국은 향후 10~20년 사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변모를 거듭할 것이다. 일본은 50년 내에 국가의 존폐를 논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빠져들 것이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76)가 내다본 한국과 일본의 미래다.
짐 로저스는 신간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살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책은 지난 1월 일본에서 '돈의 흐름으로 읽는 일본과 세계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을 번역한 것이다.
저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돈과 역사의 흐름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다.
책에는 "일본은 빚이 많은데 아이도 낳지 않으니 50년 후, 100년 후에 사라진다"라거나 "일본에 사는 열 살짜리 아이라면 당장 일본을 떠나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일본인들에게 충격을 줬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지금의 나를 흥분케 하는 것은 '아시아의 세기'가 눈앞에 전개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점"이라며 "특히 한국과 일본은 새로운 역사의 분기점 앞에 서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기회의 땅'으로 세계사의 전면에 등장할 날을 준비하는 것과 달리 일본의 미래는 쇠퇴 일로를 걷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가 되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라며 "통일된 한반도를 보고 싶다. 그 안에서 용솟음칠 기회와 환호의 소리를 듣고 싶다"고 적었다.
또한 "5년 후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한반도의 통일국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제목에도 등장하는 '자극적인 나라'는 북한과의 교류와 통일로 한국이 가장 흥미진진하고 기대감으로 흥분하게 만드는 나라가 되리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짐 로저스는 수년 전부터 각종 강연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북한 투자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 왔다.
그는 북한이 개방되면 두 자릿수가 넘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며, 한국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몰락을 점치면서도 한국의 장래를 밝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과 북한이 통일되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군비 지출이 감소하고,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이유로 저자는 한국인들의 기질이 일본인보다 좀 더 개방적이어서 변화를 좋아하고 외국 문물을 더 받아들이는 편이라는 점을 꼽았다.
짐 로저스는 수년 내 최악의 베어마켓(하락장)이 지구촌을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베어마켓은 역사적으로 늘 존재했지만, 이번에 닥칠 위기는 내 생애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과도한 부채로 인해 전 세계 크고 작은 기업들이 줄도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까지 얽히면 어마어마한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라고 그는 예고했다.
저자는 "한국은 역동적인 내일이 기다리고 있지만 앞으로 불어닥칠 글로벌 경제 한파에서 무풍지대란 없다"며 한국의 기업과 정부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소득주도와 혁신이라는 두 개의 중심축을 기반으로 성장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심히 의문"이라며 "청년들이 도전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혁신은 일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짐 로저스는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경제학을 공부하고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글로벌투자사 퀀텀펀드를 설립해 세계적인 투자가가 됐다.
거침없고 도발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 그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을 예측한 바 있다.
그는 아시아의 시대를 예측하고 2007년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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