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극우인사, 뉴질랜드 총격범과 수차례 이메일

입력 2019-05-16 01:24  

오스트리아 극우인사, 뉴질랜드 총격범과 수차례 이메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격범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던 오스트리아 극우 단체 대표가 실제 범인과 더 긴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AFP통신이 현지 공영 ORF 방송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극우 단체 정체성운동(IBOe)의 마르틴 젤너는 총격범 브렌턴 태런트로부터 2018년 1월 후원금 1천500유로(200만원)를 받고 감사 메일을 보냈다는 애초 주장과 달리 7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ORF 방송은 두 사람이 오랜 기간 더 끈끈하게 접촉했다면서, 태런트는 젤너의 감사 이메일을 받자 '당신이 하는 일에 비교하면 적은 금액'이라는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젤너는 태런트가 오스트리아에 오면 커피나 맥주라도 한잔하자고 초청했고, 호주 출신인 태런트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호주에서 젤너를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젤너는 ORF 방송에 이메일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해주면서, 태런트가 오스트리아를 여행할 때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젤너와 태런트가 더 긴밀한 관계였는지 조사 중이다.
태런트는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총을 난사해 51명을 살해했다.
유럽 곳곳에 지부가 있는 정체성 운동은 반무슬림, 반이민을 주장하는 극우단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연립정부의 한 축인 극우 자유당의 외곽 조직이기도 하다.
오스트리아 대테러 당국과 경찰은 젤너의 금융 거래 내역을 조사하다 태런트라는 이름으로 기부가 이뤄진 것을 확인하고 젤너의 집을 압수수색해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했다.
애초 젤너는 후원금을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태런트와 접촉한 일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이메일로 거짓말이 드러났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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