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평가절하 무역전쟁 무기로 쓸까

입력 2019-05-16 11:42  

中, 위안화 평가절하 무역전쟁 무기로 쓸까
미국 '관세 폭탄' 충격 상쇄할 최강의 무기로 떠 올라
전문가들 "자본유출·소비침체 우려 있어 쉽지 않을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중국 당국이 과연 위안화 가치를 방어할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13일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6.9위안을 뚫고 올라가 7위안 선에 바짝 다가갔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평가절하'를 의미한다. 위안화 환율이 6.9위안을 돌파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중국이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살아나게 되므로 미국은 이를 가장 경계한다. 미국은 중국 측에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지 말 것을 줄곧 요구해왔다.
이를 의식한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 "위안화를 합리적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이웃 나라를 가난하게 만드는 환율 절하에 나서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폭탄'을 투하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맞불 관세'를 부과했지만, 그 규모는 600억 달러에 불과해 미국보다 훨씬 작았다.
중국의 대미 수입액이 대미 수출액보다 훨씬 작은 만큼 중국의 보복 관세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프릿차드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미국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은 위안화 지지보다는 위안화 약세를 용인함으로써 얻는 것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이어 나머지 3천25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이르면 7월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MUFG은행의 임원 클리프 탄은 "이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사실상 모든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위안 선이 무너지는 것을 용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위안화 평가절하를 용인하기에는 중국 당국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다는 것은 시장이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서 자본을 유출하게 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또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르게 되며 이는 중국 내수의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2015∼2016년 중국 증시가 급등에 이어 폭락을 경험했을 때 위안화 역시 가파르게 절하되면서 대규모 자본유출과 중국 경제의 둔화가 나타났었다.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홍콩에서 각각 100억 위안(약 1조7천억원) 규모의 3개월과 1년 만기 위안화 증권을 발행해 시중 자금을 흡수한 것도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SCMP는 "다음 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 무역 담판을 지을 것으로 보이며, 그때까지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요동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