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지도자회의' 개최…태영호 "미국 선장 역할 인정해 냉전 해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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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평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민간기구인 천주평화연합(UPF)은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제지도자회의(ILC)를 열고 한반도 평화통일 방안을 모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프레드 플레이츠 미국 안보정책센터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개인적 관계가 그 전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플레이츠 대표는 "이전에는 이런 기회조차 없었다. 양국이 작은 창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있고, 북미 정상회담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부분적인 합의를 끌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그는 질의과정 답변을 통해서는 미국과 북한 간 전쟁 가능성을 전면 부정했다.
플레이츠 대표는 "트럼프는 북한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협상을 원한다"며 "트럼프는 진정으로 대화를 하고 싶어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 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일련의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김정은에게는 고립에서 나올 기회를 줬다고 본다"며 "북한과 미국, 러시아, 일본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핵무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으로 자리 잡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핵무기 확산이라는 악몽 같은 경우가 벌어진다"며 "핵무기 폐기라는 중차대한 문제(과제)가 있지만, 북한 체제보장으로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고, 북한 인민들은 더 낳은 결과가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리에 함께한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베를린 선언, 남북 정상회담, 북미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분위기는) 긴장에서 대화로 전환됐다"며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북미 정상 간 대화 지속 의지가 있는 등 의미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서 차관은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갈 것으로, 북한이 표명한 비핵화 의지가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져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시작한 평화가 동북아를 넘어 아시아 전체로 번져갈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더 제빈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문제연구소 소장도 "한반도 평화로 가는 데 있어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대신할 것은 어떤 것도 없다고 본다"며 "남북 화해가 이뤄지면 러시아는 국경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시베리아 횡단 철도 프로젝트 등 다자간 경제 프로젝트가 가능하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를 반겼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면에서 북한 핵무기 폐기, 한반도 평화 등을 위해 이른바 '미국의 선장'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태영호 전(前) 주 영국 북한 공사는 "이 배에서 누가 선장인지 알아야 한다. 누가 액셀(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게 분명하지 않다"며 "유럽이 미국의 지도자적 역할을 받아들여 냉전체제를 완화했듯이 이제는 우리 차례다. 미국의 지도자적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미국의 선장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 배는 산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일본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협력하고 (입장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무기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만큼 한미동맹을 한층 견고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윤상현 위원장은 "북한은 핵무기로 긴장을 고조하고 있고, 한미 간에 동맹을 균열 내려고 하고 있다"며 "백악관은 한미동맹을 북미 문제에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북한 사회는 변화할 수 있지만, 문제는 지금 변화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북한 지도층의 목표는 한미동맹을 깨고, 주한미군을 축출하는 것으로 이에 말려들면 안 되며 그 방법은 한미동맹을 견고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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