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네이버에서 지역 독자들의 알 권리는 사라졌습니다."
전국언론노조 지역신문노조협의회(지신노협) 전대식 의장은 16일 부산일보 노조사무실에서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이 지역신문을 차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1개 지역신문 노조로 구성된 전국언론노조 지신노협은 지난달 워크숍과 총회를 열고 상경 집회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이들은 뉴스유통 시장 공룡인 네이버가 지역신문을 홀대하면서 지역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전 의장과의 일문일답.
-- 네이버와 지역신문의 갈등 원인은.
▲ 네이버는 개편 후 모바일에서 구독할 수 있는 언론사를 44곳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 언론은 단 한 곳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웹 기반 콘텐츠제휴 매체는 지역신문 중 부산일보, 매일신문, 강원일보 3곳이 포함돼 있지만 모두 모바일 콘텐츠제휴에서 빠진 것이다.
네이버가 설명이나 기준 또는 원칙 없이 지역신문을 배제한 것은 뉴스유통 공룡으로 성장한 포털의 갑질이다.
--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 모바일 뉴스 시장에서 네이버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지역신문사 뉴스는 생산과 동시에 이용자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못하고 증발한다.
뉴스가 이용자에게 전달되고 뉴스 피드백이 오고 그런 과정에서 지역 권력을 비판하고 지역 여론의 다양성을 담아내는데 네이버가 지역신문을 홀대하면서 지역신문 역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인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고 지역민과 소통해도 관련 소식이 유통되지 않으면 지역 민주주의도 약화하고 나아가 지방분권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 지역신문이 실제 겪는 어려움은?
▲ 100년 가까이 동안 지역에서 민주주의 사수하고 다양성을 대변했던 지역신문들이 네이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네이버에 표출되지 못하니 지역신문과 기자 모두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또 지역신문은 모바일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감소하면서 수익에 악영향을 미쳐 경영이 어려워진다.
-- 노조가 최전방에 나선 이유는.
▲ 언론 노조는 주로 임금·근로조건 개선, 편집권 독립 투쟁을 하지만 네이버를 상대로 벌이는 투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자가 피와 땀을 흘려 만든 뉴스가 외부로 노출되지 못하면 회사 수입이 떨어지고 기자 근로조건에도 영향을 미친다.
포털 지역신문 차별은 더는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기자들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 왜 지역신문을 차별한다고 생각하는가.
▲ 이유라도 명확하게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네이버가 통신 기사로 충분히 지역 뉴스를 다룰 수 있고 지역신문은 수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정도로 판단하는 것 같다.
일부 지역신문을 허용하면 수백개의 지역신문들이 똑같은 요구를 할 수 있어 네이버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선정해 지역신문발전기금이 투입되는 일간지·주간지만이라도 포털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
-- 향후 계획은?
▲ 지난달 26월 워크숍과 30일 국회 토론회에서 나온 논의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투쟁에 들어간다.
오는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역 언론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알 권리 회복 등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1인 시위, 청와대 국민 청원, 네이버 이사회 면담 등도 추진하고 네이버 노조와 연대한 투쟁 등도 고민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이용해 지역신문을 차별하는 게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지 법적인 문제도 따져볼 계획이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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