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첫 시집 발간…정태춘 "모든 시가 다 이랬으면 좋겠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막 피어난 백목련, 환하기도 해라/ 저 그늘 아래로 조심스레 한 발씩/ 저승꽃 피기 전, 한 번쯤 더 피어나서/ 느릿느릿 고백할 수 있을까/ 봄바람 가득한 꽃들의 가슴에/ 사랑한다고 저릿한 고백을 할 수 있을까/ 단 한 번 피었다가 지는 사람꽃'(시 '우리도 꽃처럼' 일부)
일간지 문화부 기자 출신 시인 오광수가 첫 시집을 냈다. 제목은 '이제 와서 사랑을 말하는 건 미친 짓이야'(애지 펴냄).
1986년 동인지 '대중시'로 문단에 들어 시력(詩歷)이 오래됐지만, 단행본 시집은 처음이다. "저잣거리에서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시 쓰기보다 더 즐거웠거나 절박했기에 한동안 시를 잊었지요. 변명하자면 미디어 글쓰기를 하면서 제 시 쓰기를 게을리했습니다." 오광수의 말이다.
시인은 사랑과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했던가. 시집은 인생에 대한 성찰과 사랑, 그리움을 서정적 시어로 그려낸 노래로 가득 채워졌다.
표제엔 사실 "이제 와서 사랑을 말하는 게 미친 짓이긴 해도 다시 한번 사랑을 말하고 싶다"는 시인의 간절한 바람이 담겼다고 한다.
오광수가 사랑하는 그녀는 사실 오랜 세월 헤어진 채 소홀히 대했던 '시(詩)'이다. 이번 시집을 통해 첫사랑이었던 시를 향해 "열병처럼" 그리워졌다고 다시 고백한다.
그리고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뻔한 거짓말을 믿어본다"며 돌아온 시인으로서 분발을 다짐한다.
오광수는 문화부장, 대중문화부장 등을 지내며 조용필, 정태춘 등 '레전드 가수'와 교분을 쌓았다.
정태춘은 이번 시집에 추천사를 부쳐 우정을 드러냈다. 그는 추천사에서 "모든 문학이 모든 시가 다 이랬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 나도 시를 이렇게 쓰고 싶다고도 생각한다"면서 "힘들여 정갈하게 조탁한 그의 언어들이 내 마음을 툭툭 치고, 너도 보다 좋은 글로 네 이야기 좀 해보라고 충동질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160쪽. 1만원.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