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윤중천 모르지는 않아…창살 없는 감옥에 산다"

입력 2019-05-16 14:47   수정 2019-05-17 05:30

김학의 "윤중천 모르지는 않아…창살 없는 감옥에 산다"
구속심사서 30분 최후진술…이르면 오늘 밤 구속여부 결정
뇌물수수·성접대 혐의는 계속해서 전면 부인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 6년 만에 구속 갈림길에 선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열린 구속심사에서 "윤중천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뇌물수수·성접대 혐의는 전면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차관은 최후진술을 30분간 이어가며 "창살 없는 감옥에 사는 것 같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 전 차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3시간 만인 오후 1시 30분께 마쳤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에게 뇌물을 준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58) 씨를 모른다고 했던 김 전 차관은 구속심사 자리에선 일부 진전된 진술을 내놓았다.
김 전 차관의 변호를 맡은 김정세 변호사는 "김 전 차관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윤씨를 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윤씨를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잘 아는 사이도 아니라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범죄 혐의는 대체로 부인했다.
김학의, 뇌물수수로 결국 구속…"증거인멸·도망염려"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전 차관은 2006∼2008년 윤씨에게 3천여만원 상당 금품을 비롯해 1억3천여만원 상당의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는다. 2007∼2011년 또 다른 사업가 최모씨에게서 3천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최씨는 김 전 차관에게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하고 용돈·생활비 등을 대주며 일종의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최씨 관련 혐의에 대해 김 전 차관 측은 '별건 수사'라고 주장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앞서 윤중천 씨의 구속심사도 맡았던 신 부장판사는 "김 전 차관과 관계없는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별건 수사"라는 윤씨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검찰이 적시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 문제가 있으며, 공소시효 문제 때문에 (검찰이) 무리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윤씨가 여성 이모 씨에게 받을 상가보증금 1억원을 포기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돈을 직접 받은 것은 아니라 검찰은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김 전 차관의 구속 여부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김 전 차관은 이례적으로 긴 시간 최후진술을 이어가며 "참담한 기분이고, 그동안 창살 없는 감옥에 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예정이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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