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보도…제3국 판매 러 미사일 입수 복제가능성 등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이 최근 시험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미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회피하는 북한의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러시아의 설계를 복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일간 LA타임스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의 새 미사일이 미국의 방어를 회피하는 것을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한 평가에 정통한 미국의 한 고위 관리가 "이것은 대응조치들을 피하도록 설계된 미사일"이라고 말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은 '우리는 계속적으로 새롭고 다른 것들을 할 수 있는 진전된 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니, 이제 협상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그들(북한)의 말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4일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 유도무기를 발사했는데 정점 고도 60여㎞로 240여㎞를 비행했다. 지난 9일에도 같은 기종으로 보이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해 정점 고도 45∼50㎞로, 각각 420여㎞, 270여㎞를 비행했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단거리 미사일인 이스칸데르와 고체연료 엔진, 꼬리 날개 등이 유사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김스칸데르'라고도 불린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이 신문은 북한이 지난 9일 시험 발사한 미사일은 정점 고도가 30마일(약 48㎞)을 초과한 적이 없었다면서 대부분의 비행에 있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하기에는 너무 낮게 날았고, 패트리엇(PAC)으로 요격하기에는 너무 높게 날았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적했다.
신문은 또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를 인용해 위성유도체계를 갖추고 낮게 비행하는 미사일은 한국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훨씬 더 요격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는 "한국에 배치된 새로운 버전의 패트리엇으로 비행 중 요격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여러 발을 한꺼번에 쏘면 패트리엇 시스템을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미사일을 가지게 된 경로에도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는 유엔 대북제재로 이스칸데르를 북한에 판매할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스칸데르를 판매한 적이 있는 시리아, 아르메니아, 알제리 등 제3국에서 북한이 불법적으로 이 미사일을 입수해 복제했을 가능성, 러시아 과학자의 은밀한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 미사일 설계도를 훔쳤거나 샀을 가능성 등을 거론한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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