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본회의장 통제…한국당 집단퇴장·일부 시민 항의

입력 2019-05-16 16:25   수정 2019-05-16 17:11

울산시의회 본회의장 통제…한국당 집단퇴장·일부 시민 항의
"대규모 시위 우려" 경호권 발동…학부모 10여명 상복 입고 시위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울산시의회가 본회의가 열린 16일 시의회가 시민단체 시위가 우려된다며 경호권 발동과 함께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문을 모두 폐쇄하고 일반 시민 출입을 통제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시민들이 항의하는 등 반발했다.
일부 학부모 단체가 시의회가 추진하는 청소년의회 구성 조례 제정에 극렬히 반대하자 이들의 시위를 막기 위한 조처로 경호권을 발동하고 출입을 폐쇄했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에서 이 안건은 정작 다뤄지지 않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 학부모 단체의 편을 들어 '민의의 전당에 시민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라며 경호권과 출입 통제 철회 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자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의회 4층 의사당에서는 제204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렸다.
시의회는 이날 학부모단체 등 시민단체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경호권을 발동했고, 의사당 4층에 일반 시민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시의회는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모든 계단 철문(방화문)과 유리문을 닫고 엘리베이터를 봉쇄하고, 주차장에서 본회의장으로 바로 연결되는 통로에는 청경과 공무원을 대거 동원해 일반 시민 출입을 일일이 막았다.
이 때문에 시의회를 찾은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시의회 경호권 발동은 1997년 광역시의회 구성 이후 처음이고, 또 시위 우려를 이유로 본회의장으로 가는 의사당 출입문을 모두 통제한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자유한국당 의원 5명은 이날 본회의에서 황세영 의장에게 경호권 발동과 출입 통제를 철회하라고 항의했다.
윤정록 한국당 의원은 "오늘 의회 참석하기 위해 출근하는데 전부 출입통제가 돼 있었고 일부 시민은 항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며 "출입통제 사유, 과정 등에 대해 사전에 의원들과 충분한 협의를 하고 공감해야 하지만, 의원들도 뭔지도 모르고 와서 출입통제를 당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내가 공무원 34년을 했는데 여러 번 시민 항의가 있었고 위험상황도 있었지만 이렇게 하는 것은 과잉"이라고 비판했다.
고호근 부의장도 "경호권 발동은 통보도 받지 못했고, 출입통제는 문자만 받았다"며 "이런 의회가 어디 있느냐. 의장 월권이고 직권 남용"이라고 본회의 정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정회 요청이 받아들여 지지 않자 한국당 의원 5명은 "회의 규칙 위반이다"며 집단 퇴장했다.



또 청소년의회 구성 조례에 반대하는 학부모단체 회원 10여 명은 본회의를 방청하러 왔다가 출입통제되자 상복을 입고 폐쇄된 출입문 앞에서 '시의회 사망', '대의 민주주의 사망' 등이 적힌 영정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학부모단체 관계자는 "우리가 300명도, 30명도 아니고 10여 명이 와서 본회의를 방청하겠다는데 대규모 시위가 우려돼 경호권을 발동하고 본회의에 들어가는 출입문을 모두 폐쇄하고 시민을 막았다"며 "민의의 전당이 이럴 수 없다"고 했다.
시의사당을 찾은 또 다른 한 시민은 "시민과 함께 하는 일하는 시의회라고 홍보하면서 시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본회의장을 막다니 대체 뭘 하자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한숨지었다.
시의회는 회의 규칙 제83조(경호)에 규정된 데 따라 경호권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달 10일 제20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리는 시의회 건물에서 일부 학부모단체 등이 시위를 벌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의회는 당시 시위 과정에서 일부 시의원이 다쳤다며 시위 주도 단체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17명만 남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본회의에서는 5분 자유발언, 안건심사, 노옥희 교육감의 2019년도 제1회 울산광역시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 제안 설명, 시정질의 등이 다뤄졌다. 학부모단체가 반발하는 청소년의회 구성 조례 제정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yo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