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올해로 72회째를 맞은 칸 국제영화제가 여러 변화의 물결에 직면해있다.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목소리, 넷플릭스를 대표로 한 온라인 스트리밍의 전통적인 상영 방식에 대한 도전 등 영화계 전반의 변화 흐름에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이 영화제도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2년 전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당시 극장용 영화가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를 초청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결국 지난해부터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의 영화를 경쟁부문에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도 넷플릭스 작품은 제외됐다.
넷플릭스 영화 초청에 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출신 감독이기도 한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영화는 공동체적인 경험이다. 우리가 영화를 경험하는 방식이 현재 위태롭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영화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등을 통해 보는 것에 거부감은 없다. 영화제에서 소개되는 영화들을, 예술 영화관이 별로 없는 멕시코 같은 곳에서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나는 항상 질문한다"며 "넷플릭스는 이런 점을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칸 영화제를 향해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을 포함한 82명의 여성 영화인들이 레드카펫 위에서 성 평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성 평등을 위한 관련 서약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은 남성 4명, 여성 4명으로 동등한 남녀 비율로 구성됐다.
칸 영화제 측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공식 섹션에 작년의 11명보다 많은 20명의 여성 감독이 초청됐다. 경쟁부문에는 작년보다 한 명 늘어난 네 명의 여성 감독이 포함됐다.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양성평등을 위한 영화제 측의 노력을 묻는 말에 "영화제 초청작의 절반을 여성 감독 영화로 채울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다른 영화제에는 요구하지 않는 사항을 칸에만 요구한다. 항상 칸 영화제가 흠잡을 데 없고 완벽하길 원한다"며 "여성 감독의 영화를 초청작 절반으로 채우는 것은 (영화에 대한) 존경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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