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왕 선발·연극'으로 안전 지킬 수 있나…"실효성 없다"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부터 24일까지를 '연구실안전주간'으로 정하고, 연구실 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안전점검 등을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실안전주간은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올해 처음 시행되는 행사다.
개막식은 20일 서울대에서 열렸다. 행사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홍보와 문화행사 참여 등을 담당할 '연구안전 서포터즈' 발대식이 진행됐다.
21일부터 24일까지는 고려대와 한화케미칼 중앙연구소, 경상대, 전남대 등 네 곳에서 차례로 연구실 안전 관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정책 세미나와 '연구실 안전왕' 선발대회, 안전교육 연극, 안전장비 체험 로드쇼 등이 열린다.
24일 전남대에서 열리는 연구실 안전 강연에는 연사로 안전 전문가가 아니라 탐험가로 알려진 문경수 씨가 나와 이례적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권역별 협의회에서 (행사를) 기획하도록 했다. 학생의 관심을 유도하며 안전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게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연구자 및 (연구실) 관리자들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대학(원)생은 안전에 보다 관심을 가지도록 해 연구실 안전문화가 현장에 원활히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5∼2017년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부설 연구소 등의 연구실에서는 사람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해마다 200건 이상씩 발생해왔다. 2015년에는 건국대에서 발생한 집단 폐렴이 연구실 안전사고의 일종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연구실 안전문화를 정착한다며 마련한 이번 행사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전왕' 선발, 연극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일회성 행사'를 마련하기보다는 연구실 안전을 위한 제도 개선과 적극적인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교수는 "제도가 만들어지고 투자가 시작되면 인식은 자연히 개선된다"며 "제도와 투자가 따르지 않는 인식 개선은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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