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딸' 친자검사 거부 벨기에 前국왕에 매일 벌금 670만원

입력 2019-05-17 11:49  

'혼외딸' 친자검사 거부 벨기에 前국왕에 매일 벌금 670만원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혼외 딸이 있다는 의혹을 받는 벨기에 알베르 2세(84) 전 국왕이 법원의 친자확인 검사 명령을 거부하면서 이행 전까지 매일 5천 유로(약 666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벨기에 항소법원은 지난해 11월 알베르 2세에게 친자확인을 위한 DNA 검사를 명령했으나, 그가 계속해서 타액 샘플 제출을 미루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신이 알베르 2세의 딸이라고 주장해 온 델피네 뵐(50)은 1990년대부터 벨기에 왕실에 친자확인을 요구하며 알베르 2세가 퇴위한 지난 2013년부터 6년 동안 법정 싸움을 이어왔다.
게다가 지난해 브뤼셀 항소법원이 델피네 뵐의 아버지 자크 뵐이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며, 알베르 2세에 유전자 검사를 이행하라고 판결하면서 뵐의 주장은 더 큰 지지를 얻었다.
만약 뵐이 친자로 판명될 경우, 공주로서 벨기에 왕가의 성을 따르게 되며, 알베르 2세의 재산 가운데 8분의 1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된다.



한편, 알베르 2세의 변호사는 상급법원에 항소심 판결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타액 샘플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항소법원은 대법원이 원심판결의 합법성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친자검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더라도 검사 자체가 더는 늦어져선 안 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뵐의 변호인은 "우리는 (알베르 2세와의) 친자검사를 이어가는 데 대한 근거를 찾고 있었다"라면서 "DNA 검사 결과가 대법원판결 전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결정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국고 지원금으로 살아가는 알베르 2세에게 상당한 금전적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뵐의 어머니는 알베르 2세가 퇴위할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최초로 그와 알베르 2세가 1966년부터 1984년까지 연인관계였으며, 이들 사이에 딸인 델피네가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정말 아름다운 시기였고, 델피네는 사생아였다"며 "알베르(2세)도 아버지 같은 존재는 아니었지만 델피네에게 정말 잘해줬다"고 밝혔다.
알베르 2세도 1970년대에 아내와 결혼생활의 위기를 겪었지만, 혼외자 의혹에 대해서는 일절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은 올해 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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