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선 결과 발표 앞두고 테러 우려 고조…용의자 9명 체포

입력 2019-05-17 12:17  

인니 대선 결과 발표 앞두고 테러 우려 고조…용의자 9명 체포
22일 전후 자카르타 등지서 대규모 시위 예상…군경 대거 배치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오는 22일로 예정된 인도네시아 대선 결과 발표 전후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당국이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17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 14일 동(東)자바주(州)와 중부자바주에서 테러 용의자 9명을 잇따라 검거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들은 전원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인도네시아 테러조직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에 속한 인물들로 조사됐다.
데디 프라세툐 인도네시아 경찰청 대변인은 "동자바주에서 검거된 피의자는 다른 반군 대원들을 훈련하는 역할을 했다. 중부자바주에서 붙잡힌 나머지 8명 중 7명은 시리아에서 IS에 가담했다가 귀국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20여개 IS 추종 단체들이 모여 2015년 출범한 JAD는 2016년 1월 자카르타 도심 총기·폭탄 테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테러를 벌여왔다.
작년 6월에는 동자바주 수라바야의 교회와 성당, 경찰본부 등에서 미성년자까지 동원한 일가족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10여명을 살해했고, 이달 초에는 야권의 대선 불복 집회 현장에서 폭탄을 터뜨려 반정부 폭동을 유발하려는 음모를 꾸미다 적발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2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달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와 마찬가지로 JAD를 비롯한 현지 극단주의 단체들이 IS의 지원을 받아 대대적인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인도네시아 당국은 선거관리위원회(KPU)가 선거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이달 22일 전후 자카르타 시내 곳곳에 3만2천명의 군경을 배치하기로 하고, 테러 용의자를 사전 색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지난달 17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에선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KPU의 실시간 개표 집계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현재 86.03%가 진행된 가운데 조코위 대통령이 56.01%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의 득표율은 43.99%에 그쳤다.
그러나, 프라보워 후보는 개표결과가 조작됐다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더 많은 표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14일 "거짓된 최종 (개표) 결과를 거부하겠다는 게 내 입장이란 점을 명백히 한다"면서 대선 불복 의사를 밝혔으며, KPU의 실시간 개표 집계 과정에서 7만3천건 이상의 입력 오류가 발생한 정황이 있다고 선거감독위원회(Bawaslu)에 신고했다.



선거감독위는 실제로 입력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KPU에 오류를 즉각 수정하라고 권고했지만, 실시간 개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KPU는 오류를 수정한 뒤 예정대로 22일 선거결과를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종교적으로 중도 성향인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할 목적으로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해 온 무슬림 과격파들은 22일 전후 자카르타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움직임을 보인다.
이들 중 일부는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대선 결과를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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