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구 유입 없이 서로 인구 '빼 오기' 경쟁…"정주 여건 개선 등 근본적 처방해야"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동부권의 대표 도시인 여수·순천·광양시가 인구 늘리기 경쟁이 과열되면서 불편한 이웃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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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지자체는 서로 경계를 마주하는 등 가까운 '이웃사촌'이지만, 서로 인구 빼 오기 등 얼굴을 붉히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여수시의 인구는 28만3천300명, 순천은 27만9천389명, 광양은 15만6천564명으로 모두 71만9천253명이다.
2017년 말에는 여수가 28만6천832명, 순천 27만9천331명, 광양 15만5천857명 등 72만1천570명으로 큰 변화가 없다.
전체 인구는 큰 변화가 없지만, 광양은 지난해 말 15만6천564명에서 올해 4월말 15만2천104명으로 무려 4천460명이 줄었다.
이는 하반기에 반짝 늘었던 인구가 1월부터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 주된 이유다.
광양시 인구는 연말이면 늘었다가 연초에 줄어드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반대로 순천은 하반기에 줄었다가 상반기에 다시 늘고 있다.
주변 지자체는 '인구늘리기'를 공무원 인사고과에 반영한 후유증이라는 지적이다.
인사고과는 승진·전보 등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만큼 공무원들이 주소만 옮기는 이른바 위장전입이 횡행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3개시가 인구 늘리기에 집중하는 것은 심리적인 '마지노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한몫 거들고 있다.
여수는 지난 1998년 여수시와 여천시, 여천군 등 3려통합 이후 33만213명을 기록했다.
통합 이후 30만명 선을 유지하다 2006년 3월 29만9천841명으로 30만명 선이 무너졌다.
여수시는 30만명 선 회복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고 순천 역시 '30만 자족도시'를 목표로 인구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광양시는 15만명 선 유지가 지상 목표다. 15만명이 무너지면 행정조직도 축소해야 한다.
이들 지자체가 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결국 제살깎아먹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색한 평가가 나온다.
광양만권 내부에서 서로 인구를 빼 오는데 경쟁할 것이 아니라 도시의 경쟁력 확보 등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순천대 하정봉 행정학전공 교수는 20일 "광양만권 전체를 놓고 보면 3개 시가 인구를 늘리기 위해 피 터지는 경쟁을 하는 것은 지역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외부 인구가 유입되지 않고 같은 생활권 내의 인구가 오가는 것은 인구 늘리기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이어 "서로 협력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과도한 경쟁은 감정적 대립을 불러올 수 있다"며 "3개 시가 공동으로 외부 인구 유입을 늘리는 정주 여건 개선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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