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1999년 전남 영광 법성포 초등학교 6학년 최현일 군은 "의사가 돼 아픈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면서 보람된 삶은 사는 사람이 돼 있을 것"이라고 20년 후 나의 모습을 적어 타임캡슐에 담았다.
까마득해 보였던 20년은 훌쩍 지났고 의사를 꿈꾸던 초등학생은 교사가 돼 초등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17일 오후 전남 담양군 가사문학면에 있는 전남 교육연수원에서는 '영·호남 꿈과 우정의 약속' 타임캡슐 개봉식이 열렸다.
같은 시각 경남 학생교육원에서도 타임캡슐이 열렸다.
새천년을 앞둔 1999년 5월 26일 전남과 경남 초등학교 어린이회장 1천72명이 약속카드를 담아 묻은 것이다.
전남 교육연수원 앞마당에 묻혔다가 20년 만에 빛을 본 559장 약속카드에는 새천년을 앞둔 전남 아이들의 꿈이 담겼다.
대통령, 축구선수, 아나운서, 과학자, 교사, 대학교수, 법관, 119 구조대원, UN 사무총장 등 다양하고 원대한 장래희망이 적혔다.
개봉 행사에는 전남 44명, 경남 1명과 가족 등 주인공들이 참석해 20년 전 기억을 떠올리고 세월의 흐름을 보였다.
최현일 씨와 경남 심주은 씨는 약속카드를 낭독하고 다른 주인공들은 살아온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줘 박수를 받았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5·18민주화운동 39주기를 하루 앞두고 전남과 경남의 청년들이 타임캡슐을 개봉하게 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편 가르지 않고 하나의 길을 향해 함께 손잡고 나갈 때 대한민국은 발전하고 민주주의는 꽃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은 개봉한 타임캡슐과 약속카드를 전남 과학교육원에 임시 보관한 뒤 가칭 전남교육박물관이 완공되면 이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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