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상대방의 위협을 거론하며 미-이란 간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으로부터의 위협을 부풀려 미국을 또 다른 중동전쟁으로 이끌고 있다'고 경고했다.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으로부터 증가하는 위협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16일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인 크리스 밴 홀런, 에드 마키, 제프 머클리 의원과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의원 등 4명의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을 보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무력분쟁에 말려들지 모른다는 의회의 커다란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주 전에는 딕 더빈과 톰 우달 등 2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워싱턴포스트(WP)에 유사한 경고를 담은 기고를 게재한 바 있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15일 (이란으로부터의) 위협은 실제적인 것이나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와 전혀 협의하지 않아 대부분의 의원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행정부를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의 강력한 불만 제기에 따라 오는 21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등 고위관리들이 상원 전체회의에서 이란 사태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FP는 전했다.
4명의 의원은 서한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략이 '갈수록 일관성을 상실하고 역 효과적'이라고 혹평하고 "사전 의도된 위험한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보를 왜곡하고 위협을 부풀리는 평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의원은 자신들의 서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6월 15일까지 이란 핵 합의와 관련된 보다 명백한 이란 전략을 답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원들은 2건의 사례를 들어 이란의 핵 야망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평가가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1월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의회 증언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추진에 부정적 견해를 표명했음을 언급했다.
또 2월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신고된 핵물질을 무기프로그램으로 전용하지 않고 있다고 코츠 국장의 증언을 뒷받침한 사실을 거론했다.
서한은 "그런데도 트럼프 행정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의 핵협박 운운'하는 등 드러난 사실과 상치하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봅 메넨데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위협의 실체에 관해 의회에 그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있다면서 점증하는 이란의 위협에 대한 정보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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