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으로 모입시다" 1980년 그날로 돌아간 광주 금남로

입력 2019-05-17 16:59  

"도청으로 모입시다" 1980년 그날로 돌아간 광주 금남로
5·18 39주년 전야행사…가두방송·주먹밥 나눔·해외 인권단체 참여도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주먹밥을 하도 많이 싸서 손이 잘 안 펴지지만 39년 전 아픔을 함께 나누러 온 분들께 드리는 거라 힘들지 않아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금남로에는 39년 전 광주의 풍경이 펼쳐졌다.
금남로 한복판에는 '도청으로 모입시다', '비상계엄 즉각 해제하라'는 구호가 적힌 트럭이 등장했다.
트럭에 탄 배우들은 "5·18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외치면서 1980년 5월 당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가두방송을 재현했다.
배우들은 5·18 망언 의원 중징계를 회피한 채 광주에 와 지역감정을 유발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황교안 일당이 오면 동요하지 말고, 무시하고, 야유를 퍼붓자"고 외치기도 했다.

시민군의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에는 다친 환자들을 돕고 음식을 나누던 그 날의 정신을 기리며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이 주먹밥 나눔을 하고 있었다.
20여명의 회원과 봉사자들이 1천인분 분량의 주먹밥을 꾹꾹 눌러 싸며 구슬땀을 흘렸다.
5·18 당시 만 18세이던 시동생을 잃은 이소님(64)씨는 "피해자들은 아픔을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그런 분들에게 드릴 주먹밥이니 힘들어도 해마다 거리에 나오게 된다"며 웃었다.

거리 한쪽에서는 대형 태극기 만들기 시민난장이 펼쳐졌다.
시민들은 저마다 태극기 그림 위에 '부끄럽지 않게 살자!', '5·18을 잊지 말자', '전두환 사형시키자' 등 메시지를 쓰며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범죄에 분노했다.

이날 5·18 전야 행사를 앞두고 전국의 시민단체와 일본 등 해외 단체들의 방문도 잇따랐다.
일본 내에서 평화·인권·민주주의 운동을 표방하는 단체인 '우타고에(노랫소리) 합창단' 회원 26명은 이날 광주를 찾아 금남로 무대에서 합창 공연을 했다.
이 단체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한 이후 결성된 평화 단체로, 1999년부터 5·18 민중항쟁 전야제에 참여했다.
사무처장인 야마다 히로끼(58)씨는 "시민들을 향해 국가가 총을 겨눴다는 것을 알고 많이 놀랐다. 나 역시 1980년대 청춘을 보낸 세대로서 광주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금남로에서는 주요 기관과 정당,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천여명이 '민주평화대행진'을 한다.
오후 7시 30분부터는 공연과 행진 등 전야 행사가 펼쳐진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