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당 선두 속 'EU 잔류' 내세운 자유민주당 부상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오는 23일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영국의 기존 양대 정당인 보수당과 노동당이 지지율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정당의 브렉시트 정책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이 각각 유럽연합(EU) 탈퇴와 잔류를 명확하게 내세운 브렉시트당과 자유민주당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간 더타임스는 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11∼16일(현지시간) 전국 성인 7천192명을 대상으로 유럽의회 선거 지지정당을 조사했다고 17일 밝혔다.
그 결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적극 지지하는 신생 브렉시트당이 전주보다 1%포인트(P) 오른 35%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자유민주당이 1%포인트 오른 16%로 2위에 올랐고, 제1야당인 노동당은 1%포인트 떨어진 15%로 3위에 그쳤다.
녹색당이 10%로 4위였고, 집권 보수당은 1%포인트 하락한 9%에 그치면서 5위로 추락했다.
친 EU 성향의 신당인 '체인지 UK'와 영국독립당(UKIP)이 각각 5%의 지지율을 얻었다.
보수당 지도부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공황 상태에 빠진듯한 모습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보수당 정부가 브렉시트를 두 차례 연기하면서 2017년 총선 당시 보수당에 투표했던 유권자 중 62%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브렉시트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5명 중 1명가량만 여전히 보수당에 투표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동당 역시 그동안의 우유부단한 브렉시트 정책으로 인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2017년 총선에서 노동당에 투표했던 유권자 중 21%는 EU 잔류를 명확하게 내세운 자유민주당 지지로 돌아섰다.
보수당과 노동당이 엉거주춤한 사이 오히려 빈스 케이블 대표의 자유민주당이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의 브렉시트당 돌풍에 대항마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케이블 대표는 전날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에서 브렉시트당이 유권자들에게 위험하고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EU 잔류를 원하는 유권자들은 이를 명확하게 지지하는 자유민주당에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당장 총선이 열린다면 어떤 정당을 지지할지를 묻자 보수당과 노동당을 택한 이들이 25%씩으로 집계됐다.
브렉시트당이 18%로 양대정당의 뒤에 위치했고, 자유민주당이 16%, 녹색당 7%, '체인지 UK'와 영국독립당이 각각 2%였다.
분석 결과 브렉시트당은 주로 50대 이상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모두 751명의 유럽의회 의원(MEP)을 뽑는다. 이중 영국 몫은 73명이다.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있는 한 이같은 의석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유럽의회 전체 의석수는 모두 705석으로 줄어든다. 기존 영국 몫 의석수 중 27석만 다른 EU 회원국에 배분된다.
스페인과 프랑스가 각각 5석을, 이탈리아와 네덜란드가 각각 3석, 아일랜드 2석, 독일과 덴마크, 에스토니아, 크로아티아, 스웨덴,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폴란드가 각각 1석을 추가 확보하게 된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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