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日 페이 사업에 올인 네이버…손정의와 '머니 게임'

입력 2019-05-18 10:00  

[위클리 스마트] 日 페이 사업에 올인 네이버…손정의와 '머니 게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일본 도쿄공과대학은 최근 흥미로운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신입생 1천79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족·친구와 통화할 때 전화통화(58.4%)보다 스마트폰 메신저 '라인'의 음성 통화 기능(88.6%)을 훨씬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앱 전화(mVoIP) 기능을 훨씬 많이 쓰긴 하지만, 라인을 구동하는 기계가 다름 아닌 '전화'란 점을 생각할 때 다소 아이러니한 결과다.
일본 스마트폰 이용자, 적어도 젊은 층 사이에서 라인은 우리나라 카카오톡 이상의 위상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라인은 이런 메신저 시장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간편 결제 시장 공략에 '올인'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현금 없는 사회' 비전에 따라 고속 성장이 예고된 간편 결제 시장은 라쿠텐·NTT도코모 등 대기업들의 틈바구니에 애플페이·구글페이 등 글로벌 서비스까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페이페이'를 띄우면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페이페이는 지난해 연말 결제액 20% 환급 이벤트를 처음 들고나오면서 시장 상황을 '머니 게임'으로 끌고 가고 있다.
손 회장의 과감한 신사업 투자는 익히 알려졌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1년에 영업적자를 1조씩 내는 쿠팡에 지금까지 3조원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라인페이도 이에 질세라 20%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고 송금 서비스 이용자에게 총 300억엔(3천271억)에 달하는 포인트를 뿌리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라인의 자금줄은 모회사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라인에 7천517억원을 출자하는 등 부지런히 실탄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가 아무리 국내에서 안정적인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구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한 '머니 게임'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라인의 적자는 이미 네이버의 연결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라인은 올해 라인페이 사업 부문 적자가 600억엔(6천542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4월에 "앞으로 3년 안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인페이의 성패에 네이버의 앞날까지 달린 셈이다.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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