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위협 대응' 고율관세 이후 1년만…캐나다·멕시코도 보복관세 철폐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멕시코산(産)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고율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1일 캐나다와 멕시코의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한 지 거의 1년만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미국산 농산물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철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미국과 캐나다도 공동성명을 통해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향후 48시간 이내에 철폐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다만 철강·알루미늄 수입이 급증한다면, 새로운 관세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관세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철강·알루미늄의 원산지 확인절차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산 철강 제품이 캐나다·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라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조속히 비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미 3개국은 USMCA에 합의해 의회 비준을 추진하고 있지만,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특히 캐나다는 관세 철폐 없이는 비준이 어려울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USMCA 비준의 최대 걸림돌이었다"면서 조만간 USMCA 비준이 이뤄질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알루미늄 업계의 경쟁력이 약화하면 군수를 비롯한 국가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추가 협상을 통해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하면서 '관세 면제' 지위를 완전히 확정한 바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수입물량 쿼터를 수용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의 철강에 대해서도 25% 고율 관세가 부과됐다. EU는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등 미국을 상징하는 수입품을 표적으로 삼아 맞불을 놨다.
이와 별도로, 터키산 철강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현행 50%에서 25%로 인하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은 터키산 알루미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 8월 터키와의 외교 갈등 속에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각각 50%, 20%로 갑절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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