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과거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운동부 주치의가 수십년간 남자선수 170여 명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오하이오주립대가 법률회사 퍼킨스 코이에 의뢰해 1년여간 500여 명을 조사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 대학 수영·레슬링·체조·라크로스팀 주치의로 1979년부터 1996년까지 재직한 리처드 스트라우스 박사가 치료 과정에서 남자선수 177명을 성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스트라우스는 2005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여러 건의 소송이 제기돼 있다.
오하이오주립대는 마이클 드레이크 총장 명의 성명에서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대학을 대표해 스트라우스의 잘못된 행위로 인해 고통받은 모든 이들에게 사죄한다. 당시에 이를 막지 못하고 철저히 조사하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조사결과 스트라우스 박사는 목이 아파 찾아온 한 학생의 생식기를 만졌으며, 다른 남학생의 신체를 접촉하다 화가 난 학생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학 레슬링 선수였던 닉 너터는 스트라우스 교수에게서 20차례 진단을 받는 동안 19차례에 걸쳐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스트라우스는 사망 이후에도 종신 명예교수직을 유지해왔으나 이번 조사 보고서에 따라 직위 박탈 등 적절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학교측은 말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대학 스포츠계를 충격에 휩싸이게 한 미시간주립대 및 올림픽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 사건을 연상시킨다.
나사르는 수십년 간 수백 명의 체조 선수들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25~175년을 선고받았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