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올라 욕설까지…참다못한 시민 호통치기도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은 18일 일부 보수 표방 단체가 광주 한복판에서 집회를 열고 역사 왜곡과 폄훼를 일삼았다.
자유연대 등 일부 단체는 이날 광주 동구 금남공원 인근 도로에서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18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5·18유공자 가운데 가짜 유공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 대표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고초를 겪어 5·18 관련자로 인정받아 유공자가 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들은 여전히 "5·18 당시 광주에 없었던 이 대표가 유공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란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전두환 신군부에서 조작한 것으로 역사적 평가가 정립된 사실을 호도했다.
특히 발언자로 올라온 일부 인사들은 김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일삼아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발언을 마친 이들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충장로파출소에서 광주천변을 돌아오는 코스로 행진에 나섰다.
행진 과정에서도 같은 주장을 계속하며 주변에 있는 시민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반발하는 시민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들의 집회에 화가 난 일부 시민은 길을 지나며 호통을 치거나 차량 경적을 크게 울리며 항의했다.
한 시민은 집회가 열리는 맞은 편에서 '5·18진압자 명단을 공개하라'며 맞불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다만 시민 대부분은 이들의 주장을 무시로 일관하며 성숙하게 대응해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고 집회는 마무리 됐다.
현장에 있던 장모(49)씨는 "저들은 마치 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거나 일부러 모르는척 하는 것 같다"며 "화는 나지만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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