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공식 기념식 이후 이례적 자체 행사…1만명 운집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일인 18일 광주 금남로에 역사 왜곡 처벌과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가득 찼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5·18 진상규명!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망언 의원 퇴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5·18기념일에 정부 공식 기념식 이후 별도의 행사가 열린 건 이례적이다.
도를 넘어선 5·18 왜곡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광주 시민들의 바람이 담겼다.
범국민대회에는 이용섭 광주시장 등 정관계 내외빈을 비롯해 시민 1만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이들은 5·18 망언으로 촉발된 역사 왜곡 처벌법 제정과 진상규명 등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행사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상근 위원장은 "더는 역사 왜곡을 좌시할 수 없다"며 "진상규명을 통해 적폐청산과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재규 위원장 역시 "80년 5월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피를 흘리며 죽음으로 투쟁했다"며 "5·18에서 이어진 6월항쟁과 촛불혁명을 통해 마침내 여러분은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김후식 위원장은 "5월 광주의 정신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이 다시 한번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외에도 회고록을 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자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 등의 주제 발언이 이어졌다.
5·18 항쟁 당시 전 전 대통령이 광주를 방문해 사살 명령을 내렸다고 증언한 미 육군 정보요원 김용장 씨도 영상을 통해 광주 시민들에게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주제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박수와 함성을 지르며 힘을 보탰다.
역사 왜곡 처벌과 진상규명을 위한 광주의 염원을 담은 춤과 노래 등 문화공연도 이어졌다.
광주출정가와 아침이슬,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음악 낭독극이 펼쳐졌고, 망언 의원을 퇴출하자는 내용의 촌극을 선보였다.
행사 마지막엔 자유한국당 해체 등의 문구가 쓰인 대형 현수막이 시민들 머리 위로 펼쳐져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 자리에서 "5·18의 아프고 시린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패륜 정치는 이제 종식돼야 한다"며 "울분과 분노를 뛰어넘어 승리의 역사로 세워가자"고 당부했다.
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