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 위해 與집권 '장장익선'"…광화문광장서 토크콘서트
"소득주도성장 더 확실히 밀고 나가야…추경도 최소 17조원 해야"
양정철 "총선승리 불쏘시개 역할…핵심은 통합의 정치"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18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거듭된 정계복귀 요청에 "원래 자기 머리는 못 깎는다"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양 원장, 김어준 씨와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겸한 토크콘서트를 하는 와중에 '딱 부러지는 분이 왜 자기 앞길은 명확하게 결정 못하느냐'는 양 원장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세 사람의 대화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 뼈있는 농담 속에 50여분 간 진행됐다.
특히 양 원장은 유 이사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47세의 나이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한 점을 언급하며 "벼슬을 했으면 그에 걸맞은 헌신을 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때가 되면 역사 앞에 겸허하게 (나서야 한다)", "대의에 충실히 복무하시길 바란다"며 '압박성' 발언을 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총선이 다가오면 알릴레오에서 총선 특집 방송을 꾸준히 하겠다"며 번번이 즉답을 피했다.
유 이사장은 다만 "문재인 대통령 집권 5년은 노 대통령 없는 노 대통령의 시대로 더 가까이 가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그 뒤에 5년 더, 5년 더 가야겠죠. '장장익선'(長長益善)이라고 할까"라며 정권 재창출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또 '본인이 낫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낫나'라는 김어준 씨의 질문에 "못 알아들은 것으로 하겠다"며 입을 닫았다.
이에 양 원장이 "유시민, 조국 두 분이 (기존 후보군에) 같이 가세해서 열심히 경쟁하면 국민이 보기에 다음 대선이 얼마나 안심이 되겠냐. 세상일이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말하자, 유 이사장은 "하고 싶은 것은 뜻대로 안 되는데, 안 하고 싶은 것은 뜻대로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자유한국당이 집권하던 10년 동안의 경제 정책과 다른 가장 중요한 면"이라며 "돈 많이 번 분들이 세금을 좀 더 내고 중산층과 서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내수를 진작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신(新)케인스주의 정책인데, 경제학 개론 시험에서 이걸 사회주의 좌파 정책이라고 쓰면 F 학점"이라며 "어느 당의 경제학 실력은 정확히 F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조금 더 확실히 밀고 나가야 한다"며 "추경(추가경정예산)도 6조7천억원은 너무 적다. 최소 GDP(국내총생산)의 1%, 17조원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모 행사의 주제를 '새로운 노무현'이라 정한 데 대해 "이제 10년이 지났으니 미안하고 슬픈 감정 대신 용기와 강한 확신을 주는 노 대통령을 떠올리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 원장은 정권 교체 후 2년간 정치권을 떠난 이유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오랫동안 친노, 비노, 친문, 반문 등 패권주의 프레임에 시달려 그 프레임을 깨기 위해서라도 상징적인 누군가의 결심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연구원장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한 배경에 대해서는 "총선 승리는 촛불 혁명의 완성이고 노무현 정신의 구현"이라며 "돌아오는 총선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또 노 전 대통령이 꿈꾼 새로운 정치를 '통합의 정치'라고 소개하면서 "미래로 가는 정당, 유능한 정당, 통합·연대·협력을 기본 가치로 여기는 정당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총선에서 누구를 영입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실질적으로 중요한 작업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고, 저는 뒷받침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또한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차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겉으로 강하지만 속으로 굉장히 여리고 섬세했다. 문 대통령은 겉으로 섬세하고 여린 분 같지만 속은 강하고 단단한 분"이라며 "세상을 보는 눈, 태도, 따듯함과 뜨거움은 정말 똑같다"고 묘사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정치를 하면서 어려운 시련과 난관을 이겨내며 승리의 역사를 새로 쓰셨다"며 "지금도 힘든 상황이 되면 노 대통령은 어떻게 했을까 반추하면서 그때 제일 그리워진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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