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증권사들이 주식 거래 수수료 위주로 돈을 버는 '천수답' 경영에서 벗어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한 데 힘입어 올해 1분기 잇따라 '깜짝 호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 부문의 비중 확대가 두드러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주요 증권사가 제출한 분기 보고서를 보면 NH투자증권[005940]과 미래에셋대우[006800], 메리츠종금증권[008560] 등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서 IB 부문의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이 2천37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4.5%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천711억원으로 33.6% 증가했다. 순이익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IB 실적이 돋보였다.
NH투자증권의 IB 부문 영업이익은 899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37.9%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IB 부문의 비중은 전분기(22.3%)보다 15.6%포인트 높아졌다.
이 회사 IB 수수료는 작년 동기보다 226.3%나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발행 인수주선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서울스퀘어, 삼성SDS 타워 등 부동산금융 딜로 추가적인 IB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영업이익이 1천420억원, 당기순이익이 1천68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33.8%, 16.2% 감소했다. 그러나 희망퇴직 등으로 81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 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 역시 IB 부문 영업이익은 746억원으로 전체의 52.5%를 차지했다.
작년 동기에는 IB 부문 영업이익이 498억원이었고 그 비중은 23.2%에 그쳤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에 현대오토에버[307950] IPO를 비롯해 쌍용양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스테이트 남산 및 영종도 드림아일랜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수익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1천659억원, 당기순이익이 1천41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22.8%, 38.6% 증가했다.
IB 부문 수익은 889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2천489억원)의 35.7%를 차지했다.
KB증권은 위탁·자산관리 부문의 부진을 IB와 자산운용 부문이 만회한 덕에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천176억원과 873억원으로 각각 0.5%, 6.6% 증가했다.
1분기 위탁·자산관리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7.4%(666억원)나 줄었지만 IB와 자산운용 영업이익은 각각 321억원, 345억원으로 103.2%, 292.0% 늘었다.
IB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27.3%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2천18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며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켰다.
IB 부문의 수수료 수익은 51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2.4% 늘었으며 전체 수익 대비 비중은 11.2% 수준이었다.
정일문 사장이 IB 영업의 전문가인 만큼 이 분야에서 더 성과를 낸다면 올해 목표치인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삼성증권[016360]은 1분기 IB 수익이 30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4% 증가했으며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 수준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로커리지(증권 위탁매매)와 트레이딩(자산운용) 부문은 증시 시황에 따라 손익 변동이 큰 데 비해 IB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이어서 증권사의 향후 실적을 전망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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