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다리 부러졌지만 동물원 사흘간 몰라…비극적 삶의 끔찍한 결말"
지난달 동물단체 영상 공개 후 "보호구역에 옮겨달라" 청원 20만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한 동물원에서 강제공연에 시달리던 아기 코끼리가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9일 태국 푸껫 지역 매체인 더 타이거와 동물 보호단체 '무빙 애니멀스'에 따르면 푸껫 한 동물원의 세 살배기 아기 코끼리 덤보는 최근 목숨을 잃었다.
'무빙 애니멀스'는 지난달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한 몸을 한 세 살배기 아기 코끼리가 이 동물원에서 강제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묘기를 부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 단체는 당시 관광객들이 웃으며 셀카를 찍는 내내 야윈 모습의 이 아기 코끼리는 눈을 감고 선 채 자신의 코를 조용히 빨고만 있었다며 가슴 아픈 장면이라고 전했다.
'무빙 애니멀스'는 이 아기 코끼리에 '덤보'라는 이름을 붙여준 뒤 강제공연을 해야 하는 동물원이 아닌 인근 보호구역에서 생활하게 해 줄 것을 촉구하는 청원을 시작했고, 여기에는 약 3주간 2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많은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애초 별문제가 없다던 푸껫 동물 당국이 동물원측에 공연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빙 애니멀스'는 덤보가 소화관 감염 증상이 있어 매우 허약한 상태가 됐고 결국 뒷다리가 부러지면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동물원측은 코끼리 병원에 데려가기 전 사흘 동안 덤보의 다리가 부러진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빙 애니멀스 공동 설립자인 애이미는 "이것이 덤보의 가슴 아프게 짧은 삶의 비극적이고도 끔찍한 결말"이라고 말했다.
애이미는 "덤보의 앙상한 몸은 영양실조와 탈진으로 고통받고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줬지만, 동물원 측은 국제적 비난이 있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뒷다리 두 개가 부러졌음에도 동물원 측은 사흘간이나 몰랐다. 덤보가 이 기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상상할 수도 없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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