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행사 참여가 아이에게 산교육"
"우리의 작은 손길이 빈곤 아동을 살릴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질병과 굶주림 등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전 세계에 너무 많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더 나누고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 자식 같은 아이들을 살릴 수 있어요."
방송인 박경림은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2019 국제어린이마라톤 대회'에 참여해 이렇게 호소했다.
이 대회는 국제 아동구호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과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고자 매년 진행하는 행사다.
박경림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개막식 단상에 올라가 어린이들을 격려한 데 이어 가족 단위 참가자 3천여명과 함께 4㎞ 단축 마라톤 코스를 돌며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등 행사장을 빛냈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월드투어 준비 중에 이날 행사에 참가한 그는 현장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이렇게 많은 아이가 참가해 기분이 너무 좋다. 이는 빈곤 아동을 도우려는 열정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아서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저도 오늘 참가 어린이들과 함께 아프리카 아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생각하면서 뜻깊은 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일 못지않게 선행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올해로 14년째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빈곤 어린이 모자뜨기 캠페인에 재능기부도 계속하고 있다. 바자회와 토크 콘서트를 통해 모은 수익금은 기부한다. 방송계에서는 '기부천사'로 통한다. 2014년 출판한 저서 '엄마의 꿈' 인세 전액을 경력단절여성과 미혼모에게 기부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공부하다 2005년 돌아왔고 2006년 초에 홍보대사 제의가 왔어요. 전 세계 빈곤 어린이들을 구하고 살리자는 취지가 너무 좋았다. 그 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홍보대사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맡을 때부터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맺으며 열심히 활동하고 싶었는데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기게 됐다."
그는 아동 인권 활동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네팔 봉사활동 당시 경험한 일을 떠올렸다.
"오래전 네팔 안나푸르나 한 시골 마을에 봉사활동을 갔는데 그 당시 외국인으로는 제가 처음 이 마을에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 아이들의 눈망울이 뭔가 절실히 원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 뒤에 그 마을에 학교를 지어줬어요. 지금도 그 아이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성인이나 청년은 혼자 힘으로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요."
11살 자리 아들을 키우고 있는 그는 여느 부모처럼 자녀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부모님들이 아이교육에 대해 거창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같다. 그럴 필요가 없다. 이런 행사에 참석하다 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보고 느끼게 된다. 이게 산교육이다. 저도 이번 행사에 아들이랑 같이 참석했다. 이제 아이도 엄마를 잘 따라다녀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박경림은 나눔과 기부는 아주 작은 관심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이런 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빈곤 아동을 구호하는 일을 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하나 함께하다 보면 다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우리가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무슨 일인 줄 모르고 부모님을 따라온 어린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빗속을 걸음으로써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보람찬 일인가. 내 발걸음 한 발짝이, 작은 생각 하나가 수천, 수만 명의 친구와 동생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친구들에게도 널리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j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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