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이슈 등에 업고 751석 가운데 57석 확보 예상
중도쇠퇴·우파강세 속 진영별 대치…녹색당 연정 파트너로 부상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기후변화 문제 등을 등에 업고 최근 각국 지방선거에서 선전해온 녹색당 계열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킹메이커' 자리를 노리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오는 23∼26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중도 정당의 고전, 포퓰리즘 우파 정당의 선전과 함께 녹색당 계열의 약진이 예상된다고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최근 북유럽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녹색계열 지지세 확대에 주목했다.
진보성향 유권자들은 최근 유럽통합, 이민문제에 대한 인도적 접근, 기후 위기 및 지속가능성 등 문제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충격 등도 녹색당 계열의 인기 상승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진보성향 유권자의 표심은 최근 독일과 브뤼셀, 룩셈부르크, 핀란드 등의 지방선거 등에서 녹색당의 지위를 극명하게 바꿔놓았다.
독일 바이에른주 선거에서는 녹색당의 지지율이 2배로 늘면서 제2정당이 되었고,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녹색계열은 30%가 넘는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으며, 룩셈부르크에서는 의석 50% 이상을 차지했다.
유럽 각국의 30여개 정당이 참여하는 녹색당 계열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 공약 등 핵심 선거운동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 녹색당 계열이 일부 국가에서 중도 좌파나 중도 우파를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3월 네덜란드 상원 선거에서 의석을 2배로 늘렸던 그린레프트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11%의 지지율로 3명의 당선자를 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독일 녹색당(Die Gruenen)은 18.5%의 득표율로 18석을 확보해 사민당(15석 예상)을 누를 것이며, 프랑스 녹색당(EELV)도 3석을 확보해 노동당(2석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라면 녹색당 계열은 이번 전체 751개 유럽의회 의석 중 57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 계열 지도자들은 이 경우 자신들이 극우와 중도 등으로 분열된 유럽의회에서 '킹메이커'로 부상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녹색당 그룹 소속 바스 에이코우트 의원(네덜란드)은 "주요 정당이 과반을 놓치고, 중도 우파가 중도 좌파를 끌어들이는 것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녹색당 계열의 EU 집행위원장 후보인 그는 "그러면 그들은 진보정당을 바라봐야 한다"며 "우리가 집권세력을 결정하고 환경, 사회, 법치 등 우리의 요구사항을 내놓을 좋은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그린레프트 지도자인 제스 클라베는 "그들(사회민주당)은 과거의 정당이다. 미래의 논쟁은 기후변화, 불평등과 같이 진보정당이 포퓰리스트 우파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들에 관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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