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강공 드라이브, 美공화당 내에서도 우려·논쟁 대상

입력 2019-05-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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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강공 드라이브, 美공화당 내에서도 우려·논쟁 대상
이란 강경책 주도에 불만…"볼턴 견제세력이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슈퍼 매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란 문제에 관해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는 양상이다.
중동 군비 증강이 빠르게 진행되고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란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공화당 내 논쟁에서도 볼턴 보좌관이 이른바 인화점이 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감한 정보를 접한 의원들은 수일 내로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반면 아직 기밀에 관한 설명을 듣지 못한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대응이 무엇인지 추측하는 수준에 머무는 등 정보 격차가 존재하는 가운데 혼선도 생기고 있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볼턴을 둘러싼 우려나 논쟁은 그가 최근에 이란에 대한 강경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확산했다.
그는 항공모함 전단과 공군 폭격기 부대를 중동에 배치하는 과정을 주도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 백악관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중동에 12만 병력을 파견하는 구상 역시 볼턴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의 강경론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는 상당히 엇박자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더힐은 평가했다.
이들은 외교 분쟁을 끝내는 방향으로 나가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향을 훨씬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볼턴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공화당계 정책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외교 국방정책 연구를 담당하는 대니엘 플렛카 수석 부소장은 "이란 문제에 관해 행정부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란과 협상하기 위해서 최대한의 압력을 사용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바람을 대통령의 국가 안보팀이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누가 봐도 전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그것이 도널드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 나머지 국가 안보팀이 원하는 것은 누가 봐도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볼턴이 주도하는 강경한 구상이 보도되는 것은 볼턴을 견제하려는 세력의 의도적인 '흘리기'로 해석되고 있다.
예를 들면 볼턴이 12만 병력 파견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하도록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에게 요구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앞선 보도는 볼턴을 깎아내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볼턴의 세계에 실망을 유발하기 위한 누설이 여러 개 진행 중이다. 나는 그가 대통령과 어떤 관계인지 모른다. 더 많은 것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련의 보도가 대통령에게 더 많은 발언권을 갖기 위한 관료들의 내부 다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볼턴을 향한 공개적인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최근 이란 문제와 관련해 볼턴이 "정부에 악영향을 끼치는 인물인 것 같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볼턴은 최근 미국이 지지한 베네수엘라 야권 군사 봉기 시도가 실패로 끝난 것과 관련해 입지가 좁아진 상황으로 보인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는 군사 봉기를 시도했지만, 군이 동참하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와 관련해 볼턴 보좌관 등이 마두로 대통령을 과소평가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더힐은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볼턴 보좌관의 영향력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국방·외교정책 분석을 담당하는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그(볼턴)가 제대로 조율하고 모든 종류의 견해를 대통령에게 제시하며 다른 이들에게 자율성을 주는지에 관해 나는 상충하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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