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경쟁상황 따른 가격변동제, 日 유통업계로 확산

입력 2019-05-20 11:17  

수급·경쟁상황 따른 가격변동제, 日 유통업계로 확산
가전 유통체인 빅 카메라 '다이내믹 프라이싱' 도입키로
가격 전자표시, 수시 변동해 인터넷 유통업체에 대항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큰 항공요금 등 서비스업에 일반적인 '다이내믹 프라이싱(DP)'이 일본 유통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의 유력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빅 카메라는 내년말을 목표로 산하 모든 점포에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도입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거대 유통기업인 미국 아마존 등 인터넷 유통업체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수요와 공급상황은 물론 경쟁사의 가격 등을 고려해 자사의 판매가격을 수시로 바꾸는 가격정책이다.
계절과 요일, 시간대에 따라 수급에 큰 차이가 나는 호텔 등의 숙박업과 대전 상대에 따라 관객수가 달라지는 프로 스포츠 경기 입장권,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큰 항공요금 등에 이미 도입돼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올해중 실증실험을 거쳐 내년중 예약택시와 콜택시 등 대중교통에 이 제도를 도입해 택시업계의 경영효율 제고와 교통혼잡 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요가 많은 시기에 부담이 늘지만 이용자가 감소해 예약이 쉬워지는 장점이 있다. 시기에 구애받지 않는 이용자는 요금이 싼 시기를 골라 이용할 수 있다.
빅 카메라는 직영 41개 점포에서 취급하는 제품에 전자가격표를 도입, 수급상황, 경쟁사 가격 동향 등에 따라 수시로 가격을 변동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지난 2월에 문을 연 도쿄도(東京都)내 마치다(町田)시 지점의 경우 가전제품 등 10만여점의 상품에 전자가격표시제를 도입해 효과를 검증해 왔다. 비용대비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2021년 8월까지 신규 점포를 포함해 모든 점포의 취급상품 전체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흰색, 검정색, 붉은 색을 내는 전자 페이퍼를 채용해 상품명과 가격을 표시한다. 가격표에는 통신기능이 내장돼 있어 본부에서 조작하면 가게에 진열돼 있는 각 상품의 가격을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 종전의 종이 가격표는 가격을 변경할 때 마다 종헙원이 가격표를 새로 인쇄하거나 한장씩 수작업으로 교체해야 했지만 전자 가격표는 그럴 필요가 없어 경쟁점포의 가격인하 등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유력 유통업체가 전 점포에 이 제도를 도입하는 건 드문 일이다.
전자 페이퍼는 액정 디스플레이와 달리 표시를 바꿀 때만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소형 전지를 이용해도 5~7년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초기비용은 장당 1천 엔(약 1만 원) 정도 둘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빅 카메라가 이 제도를 도입키로 한 건 아마존 등 인터넷 유통업체가 상품가격과 재고, 직전 판매 동향 등의 데이터를 시스템으로 일괄관리하면서 가격을 유연하게 바꿔 시장을 잠식하는데 대항하기 위해서다.
경쟁사이트의 가격을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적으로 파악하면 "경쟁업체보다 항상 10엔 싼 가격을 유지"하거나 "과잉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별로 인기가 없는 상품가격을 1시간에 10엔씩 인하"하는 등 가격을 자동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 아마존의 경우 하루 가격변동이 250만번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일본에서는 통신판매업체인 라쿠텐(樂天)이 가맹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수급예측애 따른 자동가격책정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구매패턴 변화도 업계의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고가 가전제품의 경우 실물을 확인한 후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현장에서 구매결정을 하지 않고 점포내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유통업체의 판매가격과 비교해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점포판매 가격을 수급과 경쟁상황 등에 맞춰 수시로 변경하지 않으면 이들 업체에 고객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
이런 움직임은 소매업계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노지마는 전체 점포의 90%에 전자가격표시를 도입했고 유력 의약품 판매업체인 쓰루하홀딩스도 지난 2월 일부 점포에 전자가격표시제를 도입, 가격인하로 수요가 어느 정도 변하는지 검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적용분야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도시락과 빵 등 식품의 경우 가격이 자동적으로 인하되면 연간 600만t에 이르는 일본 국내의 폐기식품을 줄이는데도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