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림동 여경' 제역할 다해"…논란에 '여성폄훼' 지적도(종합2보)

입력 2019-05-20 16:43   수정 2019-05-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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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림동 여경' 제역할 다해"…논란에 '여성폄훼' 지적도(종합2보)
서울경찰청장 "공권력 위축 없어야…정상 대응한 경우 불이익 없을 것"
수갑 채운 교통경찰관 "여경이 완전 제압"…출동 남녀 경관, 악플 누리꾼들 고소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20일 이른바 '대림동 여경' 논란과 관련해 "해당 여성 경찰관이 역할을 다했다"며 공권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원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경찰청사에서 을지연습 준비 보고 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회의에는 서울지방경찰청 간부들과 일선 서장들이 참석했다.
경찰 "'대림동 여경' 제역할 다해…여경이 완전 제압" / 연합뉴스 (Yonhapnews)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원 청장은 "여경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일선 서장들도 현장 공권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찰 챙기고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원 청장은 "최근 조현병 환자 대응 등 여러 상황이 많은데 일선서부터 지방청까지 각자 제 역할을 해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라"며 "'비례의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경우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청장으로서 잘 챙기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의 원칙'이란 경찰권의 발동은 사회공공 질서의 유지를 위해 참을 수 없는 위해나 위해발생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내에 국한돼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앞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술 취한 남성 1명으로부터 뺨을 맞은 남성 경찰관(남경)이 그를 제압하려 하자, 다른 남성이 남경과 여경을 밀치는 동영상이 게재됐다.
14초가량 분량의 동영상에는 남경이 피의자 A씨를 제압하자, 피의자 B씨가 남경을 잡아끄는 모습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여경이 남경을 보호하지 못하고, B씨에게 밀려나면서 여경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은 1분 59초가량의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고 "여경도 피의자를 제압했고, 소극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여경은 남경이 B씨를 제압하는 사이 A씨에 대한 체포를 이어갔다. 하지만 여경이 "남자분 한 분 나오세요"라고 말하는 장면과 "(수갑) 채우세요"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기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일각에서는 여경이 이미 제압된 A씨를 체포하지 못한 채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수갑까지 채워달라고 말한 것은 경찰관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여경무용론'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도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경 불신을 해소하려면 부실 체력 감사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 최근 대림동 여경 논란이 여경 무용론으로 확산하는 것은 이처럼 여경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여경이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 매뉴얼을 어긴 것이 아니며, 수갑을 채우라는 지시는 시민이 아니라 현장에 도착한 교통경찰관에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수갑을 채운 사람도 교통경찰관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실제 당시 수갑을 채운 교통경찰관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제 명예를 걸고 말씀드리는데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경이 완전히 제압하고 있었다"며 "수갑을 줘서 제가 한쪽은 채우고 다른 손은 여경하고 같이 채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혼자서 수갑을 채운다는 게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며 "여경이 상체를 완전히 무릎으로 제압을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여경은 자신에게 악플을 단 누리꾼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이번주 개인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문제의 영상 나온 남·녀 직원이 함께 지난 16일 우리 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허위사실로 경찰과 해당 직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이며, 아직 수사 착수 전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 여경이 이번 논란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아 휴가를 떠났다고 추측했으나 구로서 측은 "이번 일이 있기 전부터 가족과 계획했던 휴가를 간 것"이라고 전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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