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춘원 70주기 앞두고 친일작품·발굴 원고 실어…1979년 이후 첫 전집
송현호 춘원연구학회장 "문학유산을 친일이란 이름으로 폄하하면 온당치않아"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한국 근현대 소설의 선구자' 춘원(春園) 이광수(1892~1950)의 모든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본(定本) 전집이 새롭게 나온다.
특히 친일 성향의 작품까지 모두 그대로 실어 춘원 문학 자체에 대한 평가를 독자에게 맡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서출판 태학사는 내년 춘원 타계 70주기를 맞아 총 30여권으로 완간할 '춘원 이광수 전집' 가운데 1차분 3권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5/20/AKR20190520074500005_01_i.jpg)
과거 춘원 전집은 1962년 삼중당(20권), 1979년 우신사(11권)에서 발간됐으나 당시 편찬자 판단에 따라 누락되거나 삭제된 작품들과 그 이후 새로 발굴된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고 태학사는 설명했다.
심지어 우신사 전집이 절판된 뒤에는 지금까지 오랜 세월 시중에 사라졌다. 마지막 전집의 출간 연도로만 치면 이번 전집 발간은 40년 만이다.
문화적으로 이런 특이한 현상은 이광수의 친일 행적이 계속 정치적 논란이 되면서 출판사들이 전집 출간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이에 따라 태학사와 '춘원이광수전집발간위원회'는 편견 없이 그의 모든 작품을 수록함으로써 공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작업을 시도했다.
전집발간위원장이자 춘원연구학회장인 송현호 아주대 교수는 발간사에서 "춘원이 남긴 문학 유산을 친일이란 이름으로 폄하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면서 "문학 연구에 정치적 논리나 진영 논리가 개입하면 객관적 연구가 진척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집발간실무위원장인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기존 출판물에서 누락된 춘원의 작품은 물론, 친일 작품, 일본어로 쓴 대일 협력 글까지 빠짐없이 수록할 예정"이라며 "이광수의 진면목과 전체상을 가감 없이 살펴보게 해 그의 업적과 과오를 사실대로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40년 만에 국내에서 출간되는 전집에는 춘원 연구자들이 지난 2년간 여러 판본을 대조해 정본으로 자부하는 원고를 실었다.
이번 1차분을 포함해 소설이 모두 25권이고, 나머지 5권에는 시, 수필, 논설 등이 실릴 예정이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5/20/AKR20190520074500005_02_i.jpg)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