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간 갈등에 재신임 무산…울산 주택조합장 극단적 선택

입력 2019-05-20 15:06   수정 2019-05-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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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간 갈등에 재신임 무산…울산 주택조합장 극단적 선택
진하오션뷰 사업 차질로 비대위 등과 알력 커져…'심리적 압박' 추정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사업 차질과 조합원 간 알력으로 진통이 심했던 울산시 울주군 서희스타힐스 진하오션뷰 지역주택조합 조합장 A씨가 2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열린 정기총회에서 조합장 재신임을 받지 못한 데다, 조합 집행부를 향한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조합원들의 비판이 계속되는 상황 등으로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A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주택조합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집에 들어오지 않고 연락도 안 된다"는 가족 신고를 받은 뒤 사무실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전날 총회에서 연임에 실패한 이후 연락을 끊었으며, 사무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희스타힐스 진하오션뷰 지역주택조합은 울주군 서생면에 지하 2층, 지상 28∼35층 6개 동(전체면적 7만5천591㎡), 아파트 475가구와 오피스텔 53실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2016년 5월 조합 설립인가에 이어 2017년 5월 주택건설 사업승인을 받는 등 순조로웠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시공사였던 서희건설이 사업 포기 의사를 밝혔고, 이후 시공사 변경과 사업성 확보를 위한 설계변경 과정에서 조합원 간 갈등이 불거졌다.
조합 측은 지난 3월과 4월에 2018년 정기총회 개최를 추진했으나, 모두 파행을 겪었다. 총회 개최를 저지하려는 비대위와 조합 측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성원 구성이 안 된 상황에서 조합이 무리하게 총회를 열고 안건을 승인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안건이 통과되면 추가 분담금 발생, 시공사 등 교체에 따른 법정 공방으로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4월 27일 회의에서는 조합과 비대위 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해 5명이 다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에 조합은 이달 19일 서생면 진하마을 회관에서 조합원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를 다시 열었다.
조합 측은 회관 정문을 막고 후문에 별도 출입문을 개설해, 조합원을 일일이 확인한 뒤 출입시킬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다.
이날 상정된 15개 안건 중에서는 조합명칭 변경, 자금차입 방법 등의 이사회 위임, 기존 시공사 계약 해지 등 13개 안건이 가결됐다. 현 조합장(A씨) 재신임과 조합규약 변경 등 2건은 부결됐다.
그러나 비대위 측은 서면결의서 위조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날 열린 정기총회는 효력이 없다며 여전히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A씨가 조합원 간 갈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재신임마저 무산된 것에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조합원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정기총회는 13개 안건이 통과하는 등 비교적 잘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재신임 안건 부결로 조합장에 대한 책임론이 예상되자 스스로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그릇된 선택을 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k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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