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특위 "200조대 퇴직연금 시장…저조한 수익률 개선 기대"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위는 디폴트 옵션과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골자로 하는 퇴직연금 제도 개선안을 20일 내놨다.
특위 위원장인 최운열 의원은 이날 특위 소속 유동수·김병욱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 옵션 제공과 기금형 퇴직연금의 선택적 도입 방안을 담은 개선안을 발표했다.
디폴트 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한 투자·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가입자 성향에 맞춰 알아서 적당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상품 후 별다른 투자 지시를 하지 않고 그대로 자산을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금융사가 가입자 동의 하에 자동적으로 자금을 운용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근로자가 은행이나 보험, 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와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노사가 전문 위탁기관과 기금운용위원회를 만들어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연금 사업자들이 공동 기금을 조성해 연금 자산을 운용할 수 있고, 별도의 기금 운용 책임자가 있어 효율적으로 자산을 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위는 이같은 방안들을 도입하면 그동안 지적돼 온 퇴직연금 상품의 낮은 수익률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위에 따르면 퇴직연금 자산 규모는 약 200조원대로 성장했지만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2013∼2017년 기준 연 평균 2.33%를 기록, 국민연금(5.20%)에 비해 훨씬 저조한 상황이다.
최 의원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연 3%만 끌어올려도 가입자 은퇴 시점이 되면 적립금이 56%나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퇴직연금 제도개선은 국민들의 안정적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가입자가 전문성과 시간 부족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상품 계약 유치 경쟁 대신 자산운용 수익률 경쟁이 자연스럽게 유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위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관련 법안은 이미 발의돼있는 만큼, 조만간 디폴트 옵션 제도 도입을 담은 법안도 당정 협의를 거쳐 추가적으로 발의할 방침이다.
최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컨센서스를 형성해 당의 전체적인 의견이 이같이 모아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관련 부처인 고용노동부와도 이견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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