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업체 중 8곳서 작년 지원금 242억원 중 60% 이상 받아
배당금도 계열사간 주고받아…"소수 대주주 이익만" 지적도
(의정부=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버스 준공영제가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감시체계 부족으로 소수 대주주의 이익만 챙겨주는 제도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도내에서 광역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될 당시 준공영제에 참여한 버스회사는 모두 15곳으로, 이 중 8개 회사가 상호출자로 얽혀 있어 수백억원의 준공영제 예산이 이들 업체에 집중적으로 지원되고 있다.
이들 8개 회사는 소수의 대주주가 직접 출자를 하거나, 출자한 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8개 회사 중 공시 대상인 5개 회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A사의 경우 지난해 23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지난 3월 29일 1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회사는 'B씨 외 3명'이 49.69%, 'C씨 외 1명'이 25.53%, 같은 계열사로 준공영제에는 참여하지 않은 D 버스회사가 24.30%씩 지분을 보유해 이들이 10억원의 배당금 대부분을 받았다.
A사의 재무제표에는 영업 외 수익 항목에 배당금 수익이 3천200만원인 것으로 표기돼 있다. 회사 명의로 보유한 주식의 배당을 받은 것이다.
또 'B씨 외 4명'이 61.66%, 'C씨 외 1명'이 33.34% 지분을 보유한 같은 계열사 E사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억8천500만원에 불과했으나 배당금 수익은 5억800만원에 달했다. 역시 회사가 배당금을 받은 것이다.
B씨와 C씨 등은 두 회사 외에 계열사인 F사의 지분도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출자한 회사 명의로 G 업체와 H 업체도 10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개 회사 중 배당금을 지급한 A사가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나머지 4개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수천만원∼수억원에 그쳤다.
공시 대상은 아니지만 경기도 준공영제에 참여한 다른 3개 버스회사도 B씨와 C씨가 출자한 버스회사의 계열사다.
A사 등 같은 그룹의 8개 버스회사는 준공영제가 시행된 경기지역 광역버스 55개 노선 중 37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해 집행한 준공영제 예산은 242억원이다. 올해 예산은 2배에 가까운 452억원이다.
지난해와 올해 경기도의 준공영제 예산 694억원 중 400여억원이 이들 8개 회사에 지원됐거나 지원될 예정이다.
물론 이들 8개 회사는 준공영제 노선만 운영하지는 않는다. 준공영제에 참여하지 않은 광역버스와 일반형 시내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예산 지원만으로 수익을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준공영제 시행에 막대한 예산이 지원되는 만큼 자칫 '눈먼 돈'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 준공영제를 처음 도입한 터라 아직 도 차원의 감사는 없었고 자체 감사만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4월 20일 14개 시·군 55개 광역버스 노선(589대)을 대상으로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서울과 인천 등 다른 시·도의 준공영제와 달리 경기도의 준공영제는 수원·성남·고양 등 대도시 지역 광역버스와 일반형 시내버스 2천여개 노선 1만여 대 버스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준공영제 참여 버스가 전체 시내버스의 5.5%에 불과하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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