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 10분의 1로 뚝…저수율도 전국 최저 수준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됐지만, 강원 영서지역의 이달 강수량이 한자리에 머물면서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5월 1∼19일 영서 내륙의 누적 강수량은 7㎜에 그쳤다. 이는 평년 같은 기간 누적 강수량 71.2㎜의 10분의 1 수준이며, 지난해 197.5㎜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턱없이 낮은 강수량에 이상 고온까지 겹치면서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20일 춘천 신북읍 신매리의 한 감자밭에서 작업하던 정노원(80)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감자 싹들이 시들 정도로 상황이 나빴다"며 "주말에 비가 내려준 덕분에 한숨 돌리긴 했지만, 여전히 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탓에 감자꽃이 벌써 하얗게 피었다"며 "작년보다 열흘 정도 이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근처에서 모내기하던 서정순(67)씨도 "비가 계속 안 내려서 제때 모내기를 못 하고 있었다"며 "주말에 비가 오지 않았으면 논에 물 대느라 애먹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최대의 곡창지대인 철원평야도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중부전선 최대 규모인 토교저수지는 이날 48.6%의 저수율을 보인다. 이는 평년의 74.4% 수준이다.
평소 물을 대주던 저수지는 요즘 한탄강 물을 하루 5만t가량 공급받는 처지가 됐다.
철원평야의 약 95%가 모내기를 마쳤지만, 다시 비 소식이 끊어진다면 농업용수가 아닌 식수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철원군 관계자는 "주말 단비가 내려 모내기 등 급한 숨은 돌린 상황"이라며 "다행히 아직 보고된 농작물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강원지역의 저수율은 66.3%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이는 평년 대비 87.6% 수준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 다음 달까지 영서 내륙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보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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