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안 밝히는 태국 캐스팅보트 정당…군부와 각료 흥정 중?

입력 2019-05-21 09:53  

입장 안 밝히는 태국 캐스팅보트 정당…군부와 각료 흥정 중?
민주당·품차이타이 캐스팅보트끼리 힘 합쳐 협상력 높일 듯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새 정부 구성을 앞두고 캐스팅보트를 가진 정당들이 막판 치열한 '눈치작전'을 펴고 있다.
군부 정당 팔랑쁘라차랏이 주도하는 세력에 합류해 연립정부를 구성할지, 푸어타이당이 주도하는 반군부 연정 세력에 힘을 보탤지에 대해 이리저리 재는 모양새다.
21일 방콕포스트와 더네이션 등에 따르면 총선에서 52석을 차지한 민주당과 51석을 얻은 품차이타이당, 10석을 획득한 찻타이파타나당 그리고 3석을 획득한 찻파타나당은 아직 어느 진영과 손을 잡을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신임 주린 락사나위싯 대표 선출 이후 첫 지도부 회의를 가졌지만, 주린 대표는 당이 이번 주 내로 입장을 정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품차이타이당의 아누띤 찬위라꾼 대표 역시 이틀간의 당 연찬회를 마친 뒤 어느 진영에 합류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찻타이파타나당은 의회 개회 뒤인 24일 지도부-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삭시암 칫촙 품차이타이당 사무총장은 아누띤 대표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민주당 등 3개 정당과 함께 관련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최종 입장 발표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태국 정치권에서는 이들 정당이 이미 군부 연정 세력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내각 각료 자리를 놓고 '정치적 흥정'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팔랑쁘라차랏당이 주요 각료를 다 차지하고, 두 정당에는 '비핵심 각료' 자리만 제안했다는 불만 때문에 입장 발표를 미루면서 물 밑에서 정치적 거래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의석수에 따라 의원 7명당 각료 1명을 배분, 팔랑쁘라차랏당이 최소 16개 각료 자리를 차지하고 민주당과 품차이타이당이 각각 7개 각료직을 차지하기로 했다는 설도 나돈다.
품차이타이당의 '대마 합법화' 공약 추진을 위해 아누띤 대표가 공공보건장관직을 맡게 됐다는 관측도 있다.
반군부진영을 이끄는 푸어타이당은 총리직까지 양보할 수 있다며 민주당과 품차이타이당에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의 합류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오는 23일 반군부 핵심 세력인 퓨처포워드당의 타나톤 중룽르앙낏 대표에 대한 '언론사 지분 보유 위헌심판 청구'를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일 경우, 캐스팅보트 정당들이 반군부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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