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청취율 1위 장기집권…"흥겨움과 산만함은 종이 한장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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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오후 4시는 힘든 시간대죠. 직장인도 퇴근으로 가는 길목이고, 운전하시는 분들도 졸리고. 그래서 청취자와의 호흡, 또 음악에 집중했습니다."
방송인 붐(본명 이민호·37)이 SBS파워FM(107.7㎒) '붐붐파워' DJ를 맡은 지도 벌써 만 2년을 넘겼다. 처음에는 '저게 될까' 했던 것도 사실이다. 특별한 게스트도 없이, 붐의 추임새 가득한 음악과 정신없는 토크만 이어진다.
하지만 그 전략은 오후 4시에 졸린 청취자들을 깨웠다. '붐붐파워'는 청취율 조사 때마다 1위를 기록하며, 붐은 지난해 SBS연예대상에서 DJ상까지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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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목동 SBS에서 만난 붐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음악, 청취자, 붐 셋이 뭉쳐보자는 생각만 하고 가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감사하고 기쁘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프로그램 인기 비결에 대해 "주로 1990년대, 2000년대 음악을 많이 트는데 젊은 분들은 새로운 걸 느끼고, 우리 나이에 있는 분들은 추억에 공감하는 것 같다"라며 "또 모두 청취자와 함께하는 코너들이다 보니 단골이 많아졌다"라고 분석했다.
붐이 진행하면서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에너지, 조심할 부분은 산만함을 꼽았다.
"음악에 추임새를 넣기 위해 마이크를 단 한 순간도 내리지 않아요. 항상 '온에어' 상태죠. 다만 음악 자체에 상처가 나지 않게끔 추임새를 섬세하게 해요. 메인 파트, 제가 치고 들어가는 부분을 다 확인해요. 메인 멜로디에는 추임새를 잘 넣지 않거든요. 산만한 것과 흥겨운 건 종이 한 장 차이니까요."
두 시간 내내 에너지 넘치는 붐도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어질어질하다고 한다. "다 쏟아내기 때문"이라고.
그도 그럴 것이, '보는 라디오'를 통해 립싱크쇼, 마술쇼, 운동쇼, 춤 등 다양한 볼거리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진귀한 풍경에 서울, 강원, 제주 지역에만 방송되지만 보는 라디오 고정 시청자가 6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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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은 '붐붐파워'로 다진 입지를 tvN '놀라운 토요일'이나 '쇼! 오디오자키' 등의 활약으로 이어간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엔터테이너' 이미지를 회복해가는 느낌이다.
"정말 감사하고, 감동이죠. 전 일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카메라 빨간 불을 볼 때예요. 그 행복을 찾다 보니까 마이크 앞에 제가 있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어요. 여행도, 낚시도, 휴식도 공허가 있는데 방송만이 그걸 채울 수 있어요. 정말 '방송쟁이'인가 봅니다.(웃음)"
그의 남다른 에너지는 청취자들도 힘을 내게 한다. 붐은 DJ를 하면서 가장 뿌듯한 에피소드로 여성 청취자의 '순산'을 꼽기도 했다. "출산을 앞둔 청취자가 '에너지를 달라'고 해서 응원해드렸는데, 제 유행어인 '읏짜'를 외치며 정말 건강한 아이를 낳으셨다고 해요. 감동이죠."
붐은 3년 차 '붐붐파워'에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것으로는 '붐붐파워'만의 방을 갖는 것, 지역 이벤트 개최 등을 꼽았다. 그는 이어 "보는 라디오 영역이 확장되면 그 안에서 '붐쇼' 같은 것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붐은 곧 마흔이지만 나이 들어서도 에너지가 꺾이지 않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저는 흥도 전파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붐이 나오면 흥이 있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는 걸 계속 확인받고 싶어요."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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