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액 작년 동기보다 27.2% 늘어…사물인터넷 매출도 신장
'구경제 상징' 거리 매출로 앞지르겠다는 레이쥔 도전 현실화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華爲)가 큰 위기를 맞았지만 스마트폰 분야 경쟁 업체인 샤오미(小米)는 해외 매출 신장에 힘입어 양호한 1분기 실적을 거뒀다.
샤오미가 20일 밤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액은 437억5천700만 위안으로 작년 동기보다 27.2% 증가했다.
1분기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인 421억 위안을 웃돌았다.
조정 후 순이익은 20억8천만 위안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4% 증가했다.
샤오미의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천790만대였다. 스마트폰 매출은 270억 위안으로 샤오미 전체 매출의 61.7%를 차지했다.
이런 양호한 실적은 1분기 중국 휴대전화 시장의 역성장 속에서 이뤄낸 것이다. 중국 시장 대신 인도, 유럽 등 샤오미가 주력하는 다른 지역 시장에서 영업을 잘 했다는 얘기다.
샤오미의 1분기 해외 매출액은 168억 위안으로 전체 매출액의 34.7%를 차지했다.
인도 시장에서는 출하량 기준 7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서유럽 시장에서도 1분기 출하량이 작년 동기보다 무려 115.1% 증가하면서 시장 점유율 4위에 올랐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결과는 인도나 유럽 같은 해외 시장 확장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세계 최대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 둔화 영향을 상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작년 동기 대비 7%가량 위축됐다.
아울러 샤오미는 인공지능 스피커, 공기청정기, 스마트TV 등 다양한 전자 제품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사업 분야에서도 매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사물인터넷 및 생활 소비상품 분야 매출은 120억 위안으로 작년 동기보다 56.5% 늘어났다.
3월 말을 기준으로 인터넷망에 연결된 샤오미의 사물인터넷 상품은 1억7천100만대에 달해 작년 같은 시점보다 70% 늘어났다.
한편, 지난 수년간 중국 재계에서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과 둥밍주(董明珠) 거리(Greeㆍ格力) 회장이 매출액을 놓고 벌인 '1천700억원 내기'가 회자했던 가운데 올해 1분기 샤오미 매출액이 거리 매출액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샤오미 매출액은 437억5천700만 위안으로 같은 기간 거리 매출액 405억5천만 위안보다 30억여 위안 앞섰다.
중국 최대의 에어컨 제조 업체인 거리를 이끄는 둥 회장과 중국 정보통신(IT) 업계의 샛별인 레이 회장은 지난 2013년 중국중앙(CC)TV가 주최한 '올해의 중국 경제 인물' 수상식장에서 5년 뒤 양사의 매출액이 누가 더 많을 것이냐는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다가 공개적으로 돈 내기를 했다.
레이 회장이 5년 뒤 자사 매출액이 거리를 꺾을 것이라면서 1위안(169원)을 판돈으로 제시했고, 이에 맞서 둥 회장이 내기를 받으며 10억 위안(약 1천688억원)으로 판돈을 올렸다.
작년 연간 매출액이 발표되고 내기는 거리의 승부로 끝났지만 둥 회장은 공개 석상에서 레이 회장에게 돈을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샤오미 1분기 매출이 거리의 1분기 매출을 앞서면서 '신경제'를 상징하는 샤오미가 '구경제'를 상징하는 거리를 매출액으로 누르겠다던 레이 회장의 도전이 당초 약속보다는 조금 늦게 실현되게 됐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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