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옥스퍼드대 "2023년까지 '취약계층' 신입생 25%로 늘릴 것"

입력 2019-05-21 16:25  

英옥스퍼드대 "2023년까지 '취약계층' 신입생 25%로 늘릴 것"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영어권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대학인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취약계층'(disadvantaged) 출신에게 더 많은 입학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현지 일간 더 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부유한 백인 중심 대학이라는 비판을 의식해 가동 중인 '체인지 더 페이스'(change the face) 프로그램의 하나인데, 학업성취 수준이 비슷한 지원자끼리 경쟁할 경우엔 취약계층 출신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루이스 리처드슨 옥스퍼드대 부총장은 새롭게 도입하는 입학 사정 프로그램에 따라 오는 2023년까지 취약계층 출신 학생의 비율을 전체 신입생의 25%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상적인 입학 사정 프로그램을 적용할 경우 합격선 언저리에 있는 취약계층 학생들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입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처드슨 부총장은 "학업성취 수준이 같은 경우 부유한 가정 출신보다 빈곤층 지원자에게 입학 기회를 주는 것이 정당하다"며 "그렇더라도 우리의 학업 기준이 낮아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우선 정규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200명의 취약계층 출신 지원자를 뽑기로 했다. 입학시험과 인터뷰 등 절차를 거쳐야 하고 대학입학시험인 A 레벨 성적도 입학조건에 맞아야 한다.


전년도 입시에서 아깝게 합격증을 받지 못했지만, A 레벨 성적이 좋은 경우도 이 시스템을 통해 구제될 수 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또 옥스퍼드대는 기존의. 파운데이션 과정(대학 입학 전 준비 과정) 정원도 12명에서 5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파운데이션 정원은 난민 또는 보호시설 출신이거나 스스로 가족생계를 돌보는 경우로 A 레벨 성적은 다른 지원자들보다 낮지만, 파운데이션의 1년 준비 기간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한 뒤 정식 입학하게 된다.
지원자가 취약계층 출신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엄격한 검증 시스템도 갖춘다는 계획이다.
거주 지역을 기준으로 하는 '폴라'(Polar), 사회-경제적 수준을 기준으로 삼는 '에이콘'(Acorn) 등 기존 소외계층 분류 프로그램 이외에 보호시설 입소 기간, 저소득층을 위한 무상 급식을 지원받는 학생의 비율이 높은 공립학교 재학 여부 등 기준도 적용할 예정이다.
영국을 비롯한 영어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옥스퍼드대는 케임브리지 등과 함께 '변화가 더딘' 대학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런던과 남동부 출신의 부유한 백인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수년간 학교의 색깔을 바꾸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저소득층 출신 학생 비율은 15%에 그쳤다.
리처드슨 부총장은 "새로운 프로그램 도입으로 더 광범위한 배경과 더 많은 인생 경험과 색다른 지적 경험을 가진 이들이 더 많이 대학에 오게 될 것이다. 대단히 흥분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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