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의료학회는 21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의 제재로 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하고 국제 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알리레자 마런디 학회장 명의로 보낸 서한에서 이 단체는 "미국의 제재라는 장애물 탓에 환자 치료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홍수가 이란 전역을 휩쓸어 국제 사회가 지원하려 했지만 비인간적인 미국의 불법 제재로 방해받았다"라면서 유엔이 미국의 무차별적 경제 제재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의약품, 의료기기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이란에 이를 주로 수출하는 유럽의 관련 업계가 이란과 거래를 꺼리는 데다 수출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금융 거래가 막혀 당뇨, 항생제와 같은 만성질환 의약품이 부족해졌다.
지난해 10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란이 미국의 경제 제재 복원과 관련, 이를 유예해야 한다며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해 인도주의적 물품과 서비스에는 제재를 부과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ICJ는 "재판부의 만장일치로 미 행정부는 의약품, 의료기기, 식료품, 농산물, 안전한 민간 비행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장비와 교체 부품을 이란으로 수출하는 데 장애가 되는 제재의 재개를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의약품, 식품과 같은 인도적 물품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데 금융 거래를 담당하는 은행 중 거래 규모가 가장 큰 파르시안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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