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불출석에 법사위원장 "선택사항 아니다…법정 가서라도 들을 것"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 수사에서 핵심적 진술을 한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21일(현지시간) 하원 민주당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의회 증언이 무산됐다.
이는 전날 백악관의 '소환 불응'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맥갠의 증언을 반드시 듣겠다며 향후에도 소환을 추진하는 한편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 법사위원회는 러시아 스캔들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위해 이날 오전 맥갠에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라고 요청했지만, 맥갠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맥갠에게는 예정된 출석을 위해 이곳에 있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우리의 소환장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그가 잘못을 즉시 시정하지 않는다면 위원회는 이번 소환장을 집행할 수밖에 없다"며 "분명히 말하는데,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비록 법정에 가야 할지라도 위원회는 맥갠의 증언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는 그의 행위를 의회모욕으로 간주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의회모욕 투표 등의 절차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앞서 법사위는 특검보고서 '전체본'을 제출하라는 요구에 불응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 대해서도 의회모욕에 해당한다고 8일 결의한 바 있다. 결의안이 하원 전체 표결에서 승인되면 검찰에 고발해 처벌을 의뢰할 수 있다.
백악관은 맥갠 증언과 관련해 전날 성명을 내고 맥갠에게 하원에 나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의회가 그에게 증언을 강제할 수 없다는 법률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맥갠은 2월 마무리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 조사에서 핵심적 진술을 한 인물이다. 특검은 그를 30시간 넘게 조사했다.
특검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당시 맥갠 고문이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게 뮬러가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도록 그에게 지시했지만, 맥갠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