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역 500여곳서 낙태금지법 반대 시위…민주 대선주자도 가세

입력 2019-05-22 03:07  

美전역 500여곳서 낙태금지법 반대 시위…민주 대선주자도 가세
찬반논쟁 가열속 최대규모 행진…대법원 청사앞 수백명 집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전역에서 21일(현지시간) 낙태금지법 반대를 외치는 인파가 거대한 물결을 이뤘다.


미 언론에 따르면 낙태권리행동동맹(NARAL),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은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청사 앞을 비롯해 초강력 낙태금지법이 발효한 앨라배마·조지아·미주리주 등지에서 여성의 낙태권리를 옹호하는 시위를 벌였다.
NARAL은 전국적으로 450여 개 집회가 잡혔다고 말했다. ACLU 등 다른 단체의 집회·시위를 포함하면 이날 하루 500여 곳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린다.
ACLU는 성명에서 "오늘 해안에서 해안까지 대륙 전체에 걸쳐 국가적 행동의 날에 맞춘 행진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NARAL은 "우리의 낙태권리는 공격받고 있다. 연방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엎으려는 전국적 공격에 직면해 있다"라고 강조했다.
낙태금지법 반대 단체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 '금지를 중단하라'(#StopTheBans)를 올리고 네티즌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최근 일고 있는 낙태금지의 파도에 항의하고 지금 나가서 외쳐라"라고 밝혔다.
이날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는 수백 명의 낙태금지 반대론자들이 집결해 1973년 여성의 낙태권리를 인정한 연방대법원의 기념비적 판례인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에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합류했다.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상원의원은 메가폰을 들고 군중을 향해 "우리나라가 뒤로 퇴보하는 것을 그대로 좌시해서는 안 된다"라고 외쳤다.
클로버샤 의원은 성폭행 피해로 인한 낙태까지 금하는 앨라배마주 법이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클로버샤 의원의 발언에 낙태금지 반대론자들은 '우리는 처벌받고 싶지 않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보호하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환호했다.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민주당의 젊은 대선주자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도 시위대에 합류해 "내 대선 캠페인은 완전한 자유에 관한 것"이라며 낙태 권리 옹호에 힘을 보탰다.


이날 시위는 앨라배마주에서 사실상 모든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초강력 낙태금지법을 발효한 것이 계기가 됐다.
조지아주에서 태아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통상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하는 심장박동법이 마련되고 미주리주에서 임신 8주 이후 예외없이 낙태를 금하는 법률 등이 잇달아 입안되면서 전국적인 시위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낙태 찬반 논쟁에 대해 침묵을 깨고 "낙태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도 성폭행과 근친상간 등 3가지 경우의 예외를 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 내 주류에서는 성폭행 피해로 인한 낙태까지 금한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이 '도가 지나친 수준'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낙태 반대를 고리로 보수층을 결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낙태 찬반논쟁을 2020년 대선의 이슈로 조기에 부각하면서 낙태금지 반대를 위한 선명성을 각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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