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격 최전선 美민주 하원 법사위 격분…"변곡점 도달"
당내 탄핵 지지 확산…핵심 지도부는 역풍 우려해 펠로시 지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특검 수사 핵심증인의 의회 출석이 백악관의 저지로 무산되자 미국 민주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요구가 불붙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핵심 지도부는 탄핵 추진에 따른 역풍을 우려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 공격의 최전선에 선 하원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탄핵 추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날 저녁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 펠로시 의장은 탄핵 추진이 필요하다는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의 요청을 거부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이날 예정된 청문회에서 탄핵을 들먹이지 말라고 민주당 하원 법사위원들에게 당부하라는 지침도 받았다.
탄핵 추진 요구는 20일 열린 민주당의 여러 비공개회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수 역할을 맡은 하원 법사위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방해 공작'에 분통을 터뜨리며 탄핵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이날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에서 핵심적 진술을 한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끝내 불참하면서 민주당 내 탄핵 추진 여론에 기폭제가 됐다. 앞서 백악관은 맥갠 전 고문에게 청문회 불참을 지시했다.
하원 법사위 부위원장인 메리 게이 스캔런 의원은 "(탄핵 추진을)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변곡점에 이르렀다. 우리는 더는 특검 수사를 방해하는 대통령을 상대하는 게 아니다. 그는 이제 의회를 방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같은 법사위 소속 스티브 코언 의원은 "탄핵문서 초안도 마련했고 준비는 다 됐다"고 했다. 하원 정보위 소속인 호아킨 카스트로 의원도 "(탄핵 추진을) 시작할 때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과 핵심 지도부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탄핵 추진이라는 파급력에 민주당의 어젠다가 묻혀버릴 수 있다는 점과 정치적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탄핵 추진 주장이 법사위원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것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취재진이 당내에서 탄핵 추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난 것을 느끼느냐고 묻자 "아니다. (민주당에) 어떤 분열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도 심상치 않은 당내 분위기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은 22일 비공개 당내 회의를 소집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과감한 조치를 주문하는 당내 일부 의원들을 달래기 위한 시도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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