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 살라메 리비아 특사, 안보 공백 속 IS 재출현도 경고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수도 트리폴리를 두고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리비아 통합정부와 동부 군벌의 내전이 많은 희생을 동반한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는 2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출석해 트리폴리를 두고 벌이는 리비아 내전이 잔인하고 피비린내 나는 기나긴 전쟁의 시작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분쟁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all-against-all)으로 부를 만한 총체적 혼돈 상태로 비화할 수 있으며, 이는 리비아를 분열시키는 것은 물론 이웃 국가, 나아가 지중해 지역의 안보까지 해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살라메 특사는 내전에 따른 치안 공백 속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추종세력이 다시 준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더했다.
실제로 리비아 남부에서는 이미 IS를 상징하는 검은 깃발이 출현했으며 내전 발발 이래 IS의 네 차례 공격으로 17명이 숨지고 1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여기에 유엔 제재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인물과 국제형사재판소로부터 수배된 범법자들까지 리비아 내전의 어느 한쪽 편에 가담해 전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갈수록 혼란해지는 현지 실태를 소개했다.
살라메는 또 리비아 무기 금수 조처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외부로부터 무기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즉각적인 차단 조처를 요구했다.
그는 리비아 내전 판에 흘러드는 무기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영국 BBC 방송은 리비아의 양쪽 분쟁 당사자들이 터키·요르단 등으로부터 장갑차와 같은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때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서부의 통합정부와 동부의 하프타르 군벌 세력으로 양분돼 갈등을 겪었다.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지난 4일 하프타르가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이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하면서 내전에 휩싸였다.
유엔은 현재의 리비아 통합정부를 유일 합법 정부로 인정했으나, 러시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 등은 하프타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리비아 내전 발발 후 지난 48일간 최소 510명이 사망하고 2천400여명이 부상했다. 7만5천여명은 분쟁 와중에 집을 잃고 난민이 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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