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임기철폐 시진핑 지도부 비판' 쉬장룬 교수 '정직'
'학문과 언론자유 정면 탄압' 비판, 대학에 성명·명단 송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대학교수와 언론인 등 일본 지식인 70명이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중국 지도부를 비판했다 정직처분을 받은 칭화(淸華)대 법대 쉬장룬(許章潤) 교수에 대한 징계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헌정과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지론을 주장해온 개혁파로 널리 알려진 쉬 교수는 시진핑 지도부가 작년 3월 헌법을 고쳐 2기 10년이던 국가 주석의 임기 제한을 철폐한 것을 비판하는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라는 제목의 논문을 작년 7월 인터넷에 발표했다. 그는 논문에서 "공산당 언론의 지도자 신격화가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쉬 교수는 이 논문 발표 후 대학 측으로부터 "조사를 시작한다"는 이유로 조사가 끝날 때까지 수업과 학생지도, 연구활동 등 '일체의 직무'를 금지당한 것으로 보도됐다. 당국의 비위를 거스른 이 논문이 징계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즈키 겐(鈴木賢) 메이지(明治)대학 교수 등은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쉬 교수에 대한 정직처분은 학문과 언론 자유를 정면으로 탄압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대학 측에 징계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은 이어 "쉬 교수는 일본 학자 등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해 왔다"면서 "우리는 쉬 교수처럼 용기 있게 양심을 관철하는 지식인이 활약하는 중국이야말로 중국과 국제사회의 미래를 밝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성명에는 대학교수와 언론인 등 70명이 서명했다. 기자회견을 한 메이지 대학 법대 스즈키 교수는 "중국에서 학문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에서도 '노'라는 입장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개선을 촉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중국어로 번역한 성명문과 서명자 목록을 이날 칭화대에 보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국제여론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베이징(北京)대와 칭화대 등의 저명 학자에게는 비판을 어느 정도 허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들 학자에에게도 발언을 자제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쉬 교수가 정직처분을 받은 후 같은 대학 사회학부의 궈위화(郭于華) 교수는 "법학자가 헌정과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건 당연한 업무인데 어디에 문제가 있느냐"며 대학 측의 직무정지 처분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많은 지식인이 항의의 뜻을 담아 SNS에 쉬 교수의 과거 논문을 반복해서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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