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축구장 면적 1천765개에 달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강릉산불은 마을 주민이 기도를 드리는 신당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발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신당 관리인 A(65·여)씨를 산림보호법 위반(실화)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주택 뒤편에 설치된 신당의 관리인인 A씨는 지난달 4일 오후 11시 40분께 신당 전기 기구의 관리를 소홀히 해 전선 단락으로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신당에서 시작된 불은 초속 12m의 강풍을 타고 주변 야산으로 번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신당 내에 전기 촛불을 24시간 계속 켜놓는 등 전기 기구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신당에서 전기 시설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신당 내부를 발화부로 특정 가능하다는 국과원의 감정 결과와 목격자 진술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A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6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이 불로 축구장 1천765개 면적에 달하는 1천260㏊의 산림과 주택, 동해 망상오토캠핑장 등 610억원 상당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A씨는 경찰에서 "신당에서 불이 시작됐는지 몰랐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이 국과원 정밀 감정 결과 등 증거물을 제시하자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수로 산불을 낸 사람은 산림보호법 53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한편 지난달 4∼6일 강원도 5개 시·군에 걸쳐 동시 다발한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면적은 모두 2천83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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