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자연 품으로 돌아간 따오기…생존율·환경적응 과제

입력 2019-05-22 15:10   수정 2019-05-22 16:18

40년 만에 자연 품으로 돌아간 따오기…생존율·환경적응 과제
기술력·인력 불모지서 인공수정 성공…"희생 감수하고 자연 안착 도와야"



(창녕=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창녕군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방사한 따오기 40마리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그간 우리나라 하늘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황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조류로 몸길이는 약 75㎝이며 백색 또는 회색을 띠고 있으며 논과 같은 습지에서 주로 먹이를 찾는다.
비교적 행동이 느리고 주로 사람들의 생활 범위 안에서 활동해 과거 손쉬운 사냥감 중 하나였다.
여기에 더해 호수·하천 습지 개발이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서식지가 파괴되며 우리나라에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이전에는 토템 신앙 소재로 이용되었을 만큼 과거 농촌에서 쉽게 관찰되며 따오기 관련 동요가 1920년대 만들어질 정도로 친근한 종이었다.
그러나 1979년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국제두루미재단의 조지 아치볼드 박사가 관찰한 것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기증했으며 2013년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수컷 두 마리를 추가 기증했다.
10년 넘게 복원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따오기는 4마리에서 363마리로 늘며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 복원으로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따오기 인공부화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한반도에서 멸종된 지 40년이나 된 따오기를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의미는 물론 복원 기술력과 전문 인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복원·증식에 성공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에서 사라진 더 많은 생물 복원 노력도 이어질 수 있다.
이번에 방사된 따오기 40마리는 암수 비율과 어미·새끼의 비율을 적절히 고려해 선별했다.
이들 따오기는 3개월간 비행훈련, 대인·대물 적응 훈련, 먹이 섭취 훈련, 울음소리 적응 훈련 등을 받았다.
창녕군은 따오기의 성공적인 야생 적응을 위해 2010년부터 우포늪 일대 국유지에 따오기 먹이터와 숲을 따로 조성할 정도로 큰 노력을 들였다.
또 방사된 따오기에 위치추적기(GPS)와 가락지를 부착해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며 매일 관찰할 예정이다.
질병에 걸리거나 다친 따오기는 올 12월 창녕 장마면에 완공되는 천연기념물구조·치료센터에서 구조·치료한다.
이처럼 오랜 기간 정성을 쏟아 복원에 성공한 따오기를 야생 방사했으나 과제도 남아 있다.
까치 같은 천적이 많아 번식이 힘들고 농약이나 서식지 파괴로 생존 여건도 나빠 우리나라를 떠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일본에서 복원·방사된 따오기처럼 철새 본능을 잃고 방사되는 우포늪 인근에서만 머물거나 상당수 폐사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에선 2008년부터 지금까지 19차례 방사했는데 3년간 생존율은 40% 수준에 불과했다.
따오기복원센터 관계자는 22일 "따오기는 그간 한반도에서 멸종된 종으로 이번 방사에서 어느 정도 개체 수 감소는 각오하고 있다"며 "손실이 생기더라도 따오기를 꾸준히 관리해 성공적으로 자연에 안착하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나 일본에서 방사된 따오기들은 멀리 떠나지 않는 성향이 있어 이번에 방사된 따오기들도 한반도를 떠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속적 모니터링 등을 통해 따오기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home12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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