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운반·성매매…범죄의 덫에 걸린 英 '현대판 아동 노예들'

입력 2019-05-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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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운반·성매매…범죄의 덫에 걸린 英 '현대판 아동 노예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영국은 지난 2015년 '현대판 노예법'(Modern Slavery Act)을 시행했다.
인신매매를 통해 이뤄지는 강제 노동 등 각종 인권 침해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관련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최고 종신형), 법원이 인신매매 용의자의 활동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이후 영국 경찰이 단속을 강화하면서 사회 곳곳에 숨겨져 있던 '현대판 노예'의 실체도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현지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경찰이 올들어 지금까지 수사 중인 노예 사건 중 아동 피해자가 연루된 사건은 475건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7년 53건의 9배에 이르는 규모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1천370건에 이르는 전체 현대판 노예 사건 3분의 1 이상의 피해자가 아동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불과 2년 전 현대판 노예 관련 전체 사건은 188건, 이 중 아동 피해자 연루 비율은 18%에 그쳤다.



현대판 노예 수사에 관한 경찰청장협의회(NPCC)를 주도하는 숀 소여 서장은 전문 수사 지식이 쌓이면서 현대판 노예 아동 적발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를 통해 확인되는 현대판 노예 아동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범죄집단에 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수사기법이 나아졌고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확인된 현대판 아동 노예들은 범죄집단의 덫에 걸려 마약운반, 절도, 성매매 등에 동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소여 서장은 "현대판 아동 노예들의 나이는 평균 15세지만 12살짜리도 있다"며 "집단 괴롭힘이나 마약, 음주 등에 취약한 이들은 처음엔 주위의 부추김에 넘어가 법을 어기고 이로 인해 협박을 당해 범죄의 세계로 빠져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려워서 그랬든 범죄를 선호해서 그랬든 한번 조직에 걸려들면 벗어날 수 없다"며 아이를 아동성애자 집단에 넘기는 가족 구성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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