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문화 너무 달라…中, 희토류 무기로 삼을 가능성 없다"
"美 협상 기준 불명확…G20 미중 정상회담 의제도 불확실"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경제·무역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화하는 미중 무역갈등이 아편전쟁을 떠올리게 한다며,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양국의 신뢰회복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옌성(張燕生)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연구원은 22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갈등을 촉발한 무역협상 방식이 서구 열강의 침략 전쟁인 아편전쟁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미국은 일괄적인 합의를 원하지만, 중국은 한발 한발 단계적인 합의를 원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자신의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는데 이는 1840년(아편전쟁이 발생한 해)을 떠오르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미국은 문화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무역협상을 통해 드러났다"면서 "같은 문장을 두고도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젊은이처럼 급진적으로 일괄적인 해결을 원하지만, 중국은 천천히 시간을 들여 점차적인 해결방식을 원한다"며 "양국 간 갈등을 해결하려면 상호 신뢰회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 연구원은 이번 무역협상이 결렬된 원인에 관해서는 "미국은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것보다 중국이 5배나 더 많이 미국 제품을 사주기 원한다"면서 "또 협상하는 도중에 관세율을 인상하는 등 협상의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미국 책임론을 주장했다.
리융(李永) 중국 국제무역학회 전문가위원회 부주임도 이번 무역협상 결렬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면서 미국은 과거 일본과의 무역 분쟁에서도 똑같은 방식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리 부주임은 "미국이 1980년대 일본과 무역갈등을 겪을 때 일본 제품에 제재를 가하고,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법을 사용했다"면서 "미국은 여전히 이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장 어려운 것은 미국의 기준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면 앞으로 어떻게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갈등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華爲)에 관해서도 두 전문가는 미국의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장 연구원은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미국 측 파트너들과 협력해 나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면서 "미국이 어떠한 공세를 펼쳐도 중국은 협력을 원하는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같은 극단적인 전략은 없다"고 답했다.
리 부주임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 "미국은 중국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면서 "마치 중국 기업은 하이테크 기술을 개발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연구원은 다음 달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 의제에 관해서는 "아직 어떤 것이 논의될지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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